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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 600년 전통,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으로 이어간다
성균관대학교 : 600년 전통,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으로 이어간다
  • 특별취재팀
  • 승인 2001.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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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교육 개혁 이끄는 견인차
대학을 찾아서 <53>성균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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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조화’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웅비한다는 ‘Vision 2010’에는 성균관대 구성원의 사명감과 의지가 담겨있다. 6백년 역사를 기반으로 한 동아시아 학술원과 IT·BT 등 집중육성하고 있는 특성화 분야를 보면 ‘Vision 2010’이 그리고 있는 미래가 그리 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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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가의 이목이 성균관대에 모아지고 있다. 성공적인 개혁사례로 꼽히며 대학가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자리잡은 성균관대. 그러나 그 과정에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전 구성원이 일치단결해 어려움을 극복한 과정이 있기에 더욱 빛난다.

성균관대의 개혁, 그 조감도는 ‘비전2010’에 담겨 있다. 1990년대 후반, 밀레니엄을 앞둔 설레임에 여기저기서 장황한 1천년의 계획을 내놓을 때 성균관대도 ‘비전2010’을 내놓았다. 그러나 성균관대의 장단기 발전계획을 담은 ‘비전2010’은 다른 대학의 그것과는 달랐다.

여기에는 90년대 초반 대학의 위기를 경험했던 성균관대 구성원의 반성이 담겨 있으며, 6백년 전통을 이어야 한다는 사명감과 2010년에는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성원들의 의지가 고스란히 모아져 있었다.

이를 나침반 삼아 차근차근 개혁의 길을 가던 성균관대의 노력은 국내 대학 현장방문에 인색했던 서울대 총장과 교육인적자원부 간부들이 개혁사례를 듣기 위해 지난 8월과 9월에 잇따라 대학을 방문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대학가의 관심은 우선 성공적인 학부제 정착에 모아진다. 성균관대는 96년 학부제를 도입한 이후, 12개 단과대학 76개 학과였던 대학조직구조를 2002년 모집단위기준 4大·4小 계열로 광역화했다. 대학마다 학부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성균관대 학사구조조정은 안정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대한 실증적인 결과는 복수 전공률과 조기졸업자수에서도 알 수 있다. 올해 졸업한 학생가운데 28%가 2개 이상의 학사학위를 받았으며, 조기졸업자가 1백10여 명에 이른다.

한국 대학교육 개혁 이끄는 견인차

이처럼 성균관대에서 학부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모집단위뿐만 아니라 학사구조 전체를 개혁했기 때문. 성균관대는 전공단위만을 한데 묶는 형식적인 학부제가 아니라 교육과정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학생들에게 전공선택권을 확대함과 동시에 전공 만족도를 제고하며, 기초학문분야에 대한 보호 육성을 아울러 추진했다. 행정지원체제도 학부제 취지에 맞게 학부장 중심의 분권행정으로 개편했으며, 행정조직에 팀제를 도입하여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체제를 구축했다.

학부제가 개혁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낸다면, 성균관대의 교수진은 개혁의 밑바탕과 원동력이 어디에 있는가를 보여준다. 선비의 꼿꼿함을 일깨우던 전통과 권위를 겸비한 성균관 스승들의 자리를 이어 세계를 경험한 젊고 패기에 찬 교수진들이 성대의 교육개혁에 동참하고 있는 것.

1996년 4백74명에 불과하던 교수는 2001년 9월 현재 9백37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을 영입하면서 성균관대는 오직 실력만을 평가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임용시스템을 적용했다. △교수채용공고 기간 연장 △인터넷 접수제 도입 △외부전문가에 의한 연구실적 평가 비중 확대 △평가위원 실명제 도입 △교원인사협의회 무자료 면접 등으로 교수채용에서 실력이외의 요소가 작용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여기에 우수교수를 전략적으로 스카웃하는 특채제도를 새로 도입해, 올해 하반기에도 미국, 일본, 홍콩에서 재직하고 있던 우수한 연구인력을 영입했다. 이러한 결과 국제과학논문색인에 게재된 논문수가 96년 92편에서 2000년에 5백84편으로 늘어 국내 대학 가운데 최고 수준의 증가율(6백30%)을 보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성균관대의 미래는 어떠한 모습일까. 이 역시 ‘비전2010’에서 엿볼 수 있다. 성균관대는 오는 2005년에 10개 학문분야를 국내 최고 수준으로, 2010년까지 5개 학문분야를 세계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6백년의 역사를 기반으로 동양학의 메카로 거듭나고자 하는 동아시아학술원과 학내 자유공모를 통해 선정, 집중육성하고 있는 특성화 분야를 살펴보면 ‘비전2010’이 그리고 있는 미래가 그리 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성화 분야는 세계적 수준으로 육성

성균관대는 대학의 특성화 분야를 대학본부가 일방적으로 지정하지 않고 구성원들의 자유공모를 통해 선발했다. 교내·외 전문가들이 대외 경쟁력, 발전계획, 목표달성가능성을 기준으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하고, 선정한 특성화 사업단에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교수채용, 학생정원배정, 시설계획에 있어 우선적으로 지원할 뿐만 아니라, 매년 30억원 이상의 특별지원예산을 편성,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를 연간 1백억원 수준으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이와 같은 개혁의 결과 IT분야에서 정보통신부로부터 전문연구센터로 지정된 ‘정보보호인증기술연구센터’, ‘IT경영연구센터’, 산업자원부에서 지원하는 ‘게임기술개발지원센터’를 비롯해 과학재단 우수연구센터를 4개나 보유하고 있으며, 선도연구자를 중심으로 한계기술에 도전하는 창의적연구사업단과 21세기프론티어연구단을 3개나 유치하고 있다. 이밖에도 7개의 BK21사업단, 기술혁신센터, 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국책연구프로젝트들이 추진중이다.

물론 이러한 개혁들이 생각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이의 배경에는 재단으로 자리잡고 있는 ‘삼성’의 후원도 절대적이었다. IMF사태 당시에도 거르지 않고 매년 수백억원의 지원금을 보낼 정도로 학교를 아낌없이 지원해온 것. 이를 통해 성균관대는 제2기숙사, 의과대학, 6백주년기념관, 종합연구동 등 각종 인프라를 갖출 수 있었으며, 교육행정에도 일대 쇄신을 기할 수 있었다.

학문연구에서도 성균관대는 삼성전자와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종합기술원과는 전기전자 등 포괄적 분야에서 대학원 협동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첨단기술연구소와는 디지털 주문형 반도체 설계과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학협동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민족의 정신적 기둥이었던 성균관, 이 정신을 잇고 있는 성균관대의 행보에 기대를 걸어본다.

특별취재팀

성균관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1398년 조선 태조에 의해 국립대학 성균관 건치
1895년 고종칙령에 의해 3년제 경학과 설치
1910년 일제 강압에 의해 교육기능 폐쇄
1946년 성균관대학교 복원
1953년 종합대학 승격
1996년 삼성재단 영입
1998년 건학 6백주년, 비젼2010 수립

2005년 10개분야 국내 최고수준 달성(국내 3대명문대학)
2010년 5개분야 세계수준 달성(세계적 명문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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