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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신일 더욱 빛내는 ‘귀중한 유물들’
탄신일 더욱 빛내는 ‘귀중한 유물들’
  • 배원정 기자
  • 승인 2007.05.21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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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중앙박물관 개관 특별전 _ ‘붓다(佛, Buddha)’

오는 24일은 석가탄신일이다. 거리마다 갖가지 색상의 주렁주렁 달린 연등은 초파일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실감케 한다. 부처의 여러 형상이 조각과 그림, 그 밖의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된 유물들을 감상하면서 한국 불교 1700년의 살아있는 숨결을 느껴보는 것도 석가탄신일을 의미 있게 보내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 금동비로자나불입상, 통일신라, 52.8cm, 동경국립박물관 소장.

지난 3월 26일 불교중앙박물관이 서울 조계사 경내에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안에 문을 열었다.

불교중앙박물관(이하 박물관)은 전국의 여러 성보박물관을 대표한다는 취지에서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설립한 박물관이다. 박물관에는 현재 개관특별전인 ‘붓다(佛, Buddha)’전시가 한창이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이 기획하고 있는‘佛·法·僧의 三寶 시리즈’가운데 첫 번째 전시다. 박물관의 초대관장인 범하 스님은 “누구나 부처님이 될 수 있다는 불교의 근본 가르침을 알리고 깨닫게 하기 위해 ‘佛’이란 주제로 전시를 기획했다”며 “부처의 다양한 이미지를 관객들이 이해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전시실은 크게 3개의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각 전시실마다 부처의 갖가지 이미지를 표현하는 큰 주제를 잡았다.

제1전시실은 인간으로 태어나 한 생애를 살다 열반에 든 석가모니와 진리의 부처인 비로자나불에 대한 전시로 자력신앙이 주요 테마다. 보경사의 <팔상도>와 일제 시대 반출된‘오쿠라 컬렉션’가운데 도쿄 국립박물관에서 대여한 비로자나불입상을 대표적인 유물로 꼽을 수 있다.

어느 종교든 교주의 이적과 행적을 위주로 한 일대기는 전해지기 마련이다. <팔상도>는 석가모니 일생 가운데 중요한 사건 여덟 가지를 묘사한 그림이다. 경전을 읽을 수 없었던 사람들은 <팔상도>를 통해 석가의 생애를 손쉽게이해할 수 있었다.

제2전시실은 아미타불, 약사불, 치성광불, 미륵불을 비롯해 관음과 지장보살에 대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 불보살들의 힘을 빌려 극락에 태어나거나 장수를 바라는 타력신앙의 일면을 살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일본 고려미술관 소장의 <치성광불회도>나 일본 나라 法倫寺 소장의 <관경십육관변상도>등은 국내에서 최초로 전시되는 우리 문화재들이다.

마지막 전시실은 하나의 부처가 아닌 여러 세계에 무수히 존재하는 수많은 부처의 모습을‘시방삼세불’이란 주제로 묶어 보여주고 있다.수종사 오층석탑출토 불상군을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다. 12점의 불상들 크기와 표정이 모두달라 흥미를 끈다.

□ 치성광불회도, 1569년, 84.8 x 66.1 cm, 日本 高麗美術館 소장.

전시되는 유물은 총 1백20점으로 국보·보물급 유물 16점과 국내에 처음으로 전시되는 일본 소재 대여 유물 3점 등이 포함돼 있다.

범하 스님은 “성보를 미술품으로 인식하는 기존의 관례적 전시와는 달리 부처님을 공경하는 예불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전시 연출로 보다 깊은 경외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박물관인 만큼 종교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전시기획이 불신자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기존 사찰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여러 성보문화재와 일본에서 대여해 온유물 등은 쉽게 볼 수 있는 문화재가 아닌 만큼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범하 스님은“전시에서 보이는 부처의 이미지는 다양하지만 결국은 하나로 歸一된다는 것을 염두하면서 감상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배원정 기자 wjba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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