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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까지 4천억…40여개 연구소 중점 육성”
“2016년까지 4천억…40여개 연구소 중점 육성”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7.05.19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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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인문학 진흥방안…“법 제정은 고려 안 해”

‘인문학 위기’를 해소하는 첫 종합계획이 공개됐다.
2016년까지 4천억 원을 들여 인문학 진흥에 나서겠다는 계획으로 인문(지역)학 연구소 40여개를 중점
육성해 인문학 연구기반부터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인문학 관련단체의 의견 수렴 뒤 인문학진흥자문위원회(위원장 김영한 서강대 대학원장) 자문을 거쳐 ‘인문학 진흥 기본계획’을 지난 17일 발표했다. 예산지원이 대폭 늘어났고, 일부에서 요구했던 가칭 ‘인문학진흥기본법’ 제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새로 증액된 3백억 원을 포함, 3백70억 원을 지원하며 2016년까지 4천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서 교육부 차관은 “인문학 기초토대 구축과 타 학문과의 연계·소통에 중점을 두고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21일부터 사흘간 한국학술진흥재단, 계명대, 충남대에서 설명회를 열어 이번 인문학 진흥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친 뒤 6월 중에 세부사업계획서를 공고할 계획이다. 오는 7월말까지 신청 접수를 받고 8~9월 심사해 9월 중에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 인문(지역)학 연구소 40여개 육성 = 인문학 진흥 방안은 크게 교육·연구·사회 세 부분으로 나눠 사업이 진행된다. 가장 핵심사업인 ‘인문한국’프로젝트는 연구부분 사업으로 2016년까지 거점연구소, 거점연구단, 지역학 연구소 40여개를 집중 육성한다.

거점연구소는 전국 대학부설연구소 가운데 우수 연구소를 선정하고, 거점연구단은 중·소규모 연구소가 협력해 해당 분야·지역의 거점연구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12개 내외의 연구소(단)를 선정해 매년 10~15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1백50억 원이 배정됐다. 2016년까지 20여개를 선정해 집중 지원한다.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아랍, 남미 등 희소지역의 지역학 연구를 우선 지원하는 ‘지역학 연구소’ 사업에도 올해 50억 원을 투자한다. 올해 권역별로 1~2개씩 8개 내외의 연구소를
선정해 연구소당 5~8억 원씩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학 연구소도 2016년까지 20여개 연구소를 선정해 지원한다.

이종서 교육부 차관은 “핵심은 연구결과를 계속 누적하고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비제도권 연구자의 참여 확대를 꾀하는 연구소(단)의 인력 구성은 초기에 한시적으로 학과교수가 참여하되 단계적으로 연구소 전임교원을 확대하도록 했다. 기본 계약 3년에 3년 더 재계약을 할 수 있도록 했고 5년째에는 연구전임교수로 정년보장 심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50%는 이상 다른 학교 출신으로 구성해야 한다.

□ ‘신한류’프로젝트 등 한국학 지원 = 한국학 기획연구는 신한류프로젝트, 한국학 연구 기초토대 강화 사업 크게 두 가지로 이뤄져 있다. 한국고전 100선 영문번역, 왕실문화총서 발행, 아시아와 한류 등 한국학 기획연구에도 올해 45억 원이 배정됐다.

교육부는 “민중문화 및 민중사 영역은 80~90년대에 집중 조명됐으나 한국문화의 정수인 왕실의 문화, 건축, 예식, 제도 등에 관한 연구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국학 연구기초 토대 마련을 위해 ‘역주조선왕조실록’의 증보 재번역 및 역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개정 증보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한국학분야 사업의 연구기획 및 관리 총괄을 맡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자체 수행 연구비율은 관련 예산의 30% 이내로 배정했다.

이외에도 매년 1백 명에게 연간 1천5백만 원 이내로 3년간 지원하는 인문학자 저술·출판지원사업도 포함돼 있다.

□ 인문 교양교육 강화·인문장학금 설치 = 인문학 교양교육 강화를 위해 20여개 대학에 교육과정 개선 지원사업도 벌인다. 올해 20억 원을 투자하는데 학부대학,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통합교육, 토론식 팀 티칭 도입 등을 권고할 방침이다. 지방대학역량강화사업(누리사업)과 수도권대학특성화사업을 통해 산업계와 지역사회 요구에 맞춰 인문교육과정의 다양화·특성화도 추진한다.

특히 인문학 학문후속세대 양성 지원이 늘어난다. 지난해 18억 원이던 학진 장학금을 올해 50억 원으로 늘려 지원한다. 인문학분야 석·박사 과정생에게 매년 1인당 5백만 원씩 1천명을 선정해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고전 번역의 박사논문 인정 제도를 도입해 확산시킬 계획이다. 동·서양 고전 번역을 유도할 예정이며 인문장학생 가운데 고전번역 분야에 일정 인원을 할당할 계획이다. 한국학 주요 고전의 번역률은 2005년 현재 12% 수준으로 고전 번역의 박사논문 인정제도는 서울대, 고려대에서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 인문학 교류·소통 강화 = 한글날 전후에 ‘인문주간’을 열어 인문학 대중강연, 전시회, 학술대회 등 일반 대중 및 타 학문과의 소통의 장을 확대한다. 지난해 1억5천만 원이 지원됐으나 올해 17억 원으로 대폭 늘렸다. 대학별로 인문학-자연과학·공학 공동강좌를 늘리고, ‘이공학도를 위한 인문학 강좌’도 개설해 올해부터 매년 2~3억 원을 지원한다.

철학아카데미나 연구공간 수유+너머, 디지털문화아카데미 등 대학 밖의 대중적 인문 강좌도 지원을 늘린다. 군부대, 산업체, 교도소, 노숙자 등 인문학을 접할 기회가 적은 소외계층에 대해서도 인문학 강좌 개설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올해 7억 원을 투자한다.

교육부는 “인문학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개인 삶의 개선 및 사회통합, 안전망 구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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