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0:20 (목)
4명 중 1명 '외부영입'…관료 출신 41.1%
4명 중 1명 '외부영입'…관료 출신 41.1%
  • 김유정 기자
  • 승인 2007.04.16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 4년제 대학 총장 출신 분석

편집자주>>시대가 변하면서 대학 총장 집단도 점차 바뀌고 있다. 그동안 총장은 전형적인 학자 출신이 대다수였지만 1990년대 이후 대학 운영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혁신 총장, CEO 총장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교수 출신이 아닌 외부 전문가를 대학 총장으로 영입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여성 총장 역시 2007년 현재 14명(4년제 기준)으로 두 자릿수를 돌파했고 그 수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4년제 대학 총장 가운데 4명 중 1명이 외부에서 영입한 총장으로 나타났다. 교수 출신이지만 정치인, 장관 등으로 활동하다 총장으로 취임한 사례까지 포함하면 외부영입 총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30%에 육박했다. 

 
교수신문이 전국 국·사립대(산업대, 교육대 포함) 1백93개 대학 총장 출신을 조사한 결과 교수 출신 총장은 1백28명(66.3%)이었다. 외부영입 총장은 51명(26.4%), 설립자가 총장으로 재직하는 등의 기타 경우는 14명(7.3%)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대학 규모가 커지고 대학간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외부에서 ‘혁신’ 총장을 영입하는 대학이 늘고 있는 추세를 보여준다.

외부에서 영입된 51명의 총장 중에서는 관료 출신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기업인 출신이 총장으로 취임하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료 출신 총장은 21명(10.9%)이었다. 51명의 외부영입 총장 가운데 관료 출신 총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41.1%였다. 관료 출신 총장 가운데 오영교 동국대 총장이 눈에 띈다. 오 총장은 2005년 1월부터 2006년 3월까지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했다. 지난 2월 동국대 총장에 취임한 오 총장은 취임 직후부터 “대학에 기업마인드를 도입하겠다”며 108프로젝트 발표, 교수연봉제 실시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두 번째로는 종교인 출신이 많았다. 목사, 신부 등의 종교인 출신 총장은 1백93명 중 15명으로 7.8%, 외부영입 총장 중에선 29.4%로 조사됐다. 종교인 출신 총장은 대부분 신학대 총장으로 김성수 성공회대 총장(신부), 김중은 장로회신학대 총장(목사) 등이 대표적이다.

의사 출신 총장도 5명(1백93명 중 2.6%, 외부영입 총장 51명 중 9.8%)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김희수 건양대 총장은 개인병원을 운영하다 1991년 건양대를 설립, 2001년부터 현재까지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길여 경원대 총장은 여성 총장으로, 대한적십자사 중앙조직위원회 위원,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직을 거쳐 2000년 총장에 취임했다. 김병수 포천중문의대 총장은 연세대 의대 교수 출신이기도 하다. 김 총장은 연세대 의대 교수· 대외부총장, 대한암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너도 나도 ‘CEO 총장’…대학 운영능력 강조

기업인 출신 총장은 5명(1백93명 중 2.6%, 51명 중 9.8%)으로 조사됐다. 기업인 출신 총장의 영입은 사립대에서 두드러졌다.

기업인 출신 총장은 양승택 동명정보대 총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 백석기 협성대 총장 등이다. 양승택 총장은 기업인 출신이지만 2001년부터 1년간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다. 백석기 협성대 총장은 출판사 대표로 활동하기 전에 해군 참모차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기업인 출신 총장의 영입은 총장의 대학운영 능력이 강조된 1990년대 후반이후 두드러졌다. 교육인적자원부가 2004년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총장 외부영입 현황’에서도 기업인 출신 총장은 외부영입 총장 53명 중 6명(11.8%, 1백51개 대학 조사)으로 조사됐다.  

‘CEO 총장’ 가운데 돋보이는 이는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다. 손 총장은 삼성그룹 출신으로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부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등을 거쳐 2005년 서강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최근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부회장,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 회장을 맡으면서 정부의 3不 정책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서강대의 한 관계자는 “손 총장이 온 뒤로 학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교수들의 재임용 승진 심사를 엄격히 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교직원들에게도 새로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라고 강조한다”고 밝혔다.

교사출신 총장은 3명(1백93명 중 1.6%, 51명 중 5.9%)이었다. 공정자 남서울대 총장, 이용원 진주교육대 총장, 이을희 진주산업대 총장 등이다. 이밖에 정치인 출신 총장은 2명(전체 1.0%, 51명 중 3.9%)이었다. 정문화 경주대 총장은 2006년 총장에 취임하기 전 15·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활동했고, 이정무 한라대 총장은 민자당 원내부총무, 건설교통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사회활동하다 총장으로 ‘유턴’ 하기도

교수 출신 총장 1백28명 중에서도 잠시 학교를 떠났다 총장으로 다시 돌아온 이들이 있다. 한승주 고려대 총장서리는 2003년부터 2년간 주 미국대사관 대사로 근무했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그는 이전에도 외무부 장관, 아태안보협력이사회 공동의장을 맡는 등 활발한 외교활동을 펼쳐왔다.

정근모 명지대 총장은 미 사우스플로리다대 물리학과 교수, KAIST 교수 등을 거쳐 한국과학재단 이사장, 과학기술처 장관, 호서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박재규 경남대 총장은 경남대 교수로 재직하다 1999년부터 2001년 까지 통일부 장관을, 2000년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장 등을 맡아 외교· 안보 분야의 국가정책 수립에 기여했다.

이밖에 권기홍 단국대 총장은 참여정부 초기에 노동부 장관을 지냈고 2004년 17대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이태일 경기대 총장은 2003년 열린우리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으로 활동했다. 허운나 한국정보통신대 총장은 2003년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한 뒤 17대 총선에 출마했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