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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취업률에 휘둘리는 대학
졸업생 취업률에 휘둘리는 대학
  • 강민규 기자
  • 승인 2007.04.07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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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학과 사학법 커넥션' 토론회 홍덕률 교수
2005년 강정구 동국대 교수(사회학과)의 한국전쟁 관련 발언 이후 대한상공회의소의 한 간부는 강 교수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을 간접적으로 지목하며 “올바른 시장경제 이념 확산을 위해 기업채용 시 대학수업 내용을 참고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대학에 대한 재벌 기업의 영향력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홍덕률 대구대 교수(사회학과)는 “노동시장에서의 기업우위 구조에 따라 졸업생 채용자인 기업은 대학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졸업생 취업률은 대학평가의 주요지표일 뿐 아니라 입학지원자들의 중요한 선택 기준이기 때문에 대학이 기업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기업의 요구에 교육내용을 맞추는 ‘주문식 교육’이 확산되고 있는 현상, 대한상공회의소 간부의 강정구 교수 관련발언 등을 그 예로 들었다.

홍 교수는 재벌에 의해 직접 운영되는 사학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홍 교수는 “재벌이 자본을 사회에 환원하거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차원에서만 사학을 운영한다면 바람직하겠지만 불법적인 수단으로 이윤을 추구하거나 학생들에게 친기업 이데올로기를 유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사익 추구를 위해 사학을 설립·운영하는 개인의 비리 또한 오래전부터 지적돼온 문제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홍 교수는 “2006년 임시이사가 파견된 19개 대학 중 대부분이 재단 혹은 설립자의 대형 비리로 극심한 분규를 거쳤다는 사실과 지금도 임시이사 파견 주장이 불거져 나오는 대학이 많다는 사실은 재단 비리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사학 감사결과를 발표한 감사원도 설립자 등 특수관계인이 법인 및 학교 재산을 횡령하거나 교비를 불법 유출한 사례, 무자격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며 리베이트를 수수한 사례 등을 밝힌 바 있다.

강민규 기자 scv21@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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