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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여부 판단 이르다" ... 자금 조달 어려워
"성공 여부 판단 이르다" ... 자금 조달 어려워
  • 김명희 기자
  • 승인 2006.12.11 2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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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국립대 통·폐합의 성과와 과제

국립대 통·폐합에 대한 대학들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가시적인 것이 없어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라는 반응이다.

국공립대 통합 1주년이 되어가고 있는 10개 대학 중 부산대-밀양대를 제외한 전남대-여수대, 강원대-삼척대, 공주대-천안공대는 대학이 양적으로 커진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통합 논의 때 학내 구성원들과 충분한 의견수렴을 고려하지 못함으로써 양 캠퍼스간의 갈등으로 후유증을 겪으며 재정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우선 대학 통폐합에 대해 부산대의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서국웅 부산대 교수회장(체육교육학)은 “부산대-밀양대 통폐합은 성공적이었다”며 “양 대학의 통합을 통해 대학 교수들에게는 많은 어드벤티지가 생겼고, 학교 캠퍼스가 3개(양산, 금정, 밀양)가 되다보니 뿌듯한 자신감을 얻은 점, 그리고 대학에 새로운 미래를 가져올 나노기술대학을 밀양에 만들어진 점, 지방대학으로서 학생들을 받기 어려웠는데 통합 구조조정으로 BK21과 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에도 유리하게 작용한 점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천안공대와 통합을 이룬 공주대는 양 대학간 정원조정은 했지만 교명 변경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김덕수 공주대 교수협의회 회장(경제학)은 “학교가 이전에 비해 덩치가 커진 것은 긍정적이나, 교명 변경을 둘러싼 양 캠퍼스 구성원들간의 미미한 갈등과 소외감, 지역 이기주의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며 “통합 후 이질성에 대해 예상은 했지만 앞으로 걱정스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서로를 먼저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여수대와 통합한 전남대도 이런 속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서종석 기획협력처장은 “광주 쪽은 괜찮은데 아무래도 여수 캠에 있는 본부가 없어지니 광주로 넘어온 교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통합 과정에서 여수대학에 유사학과 3개를 폐과하는 등 이런저런 어려움도 있었지만 조만간 화학적 통합 추진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립대 통폐합으로 정원감축, 유사학과 통폐합 등이 이뤄지고 정부의 보조금이 나오지만, 통합 대학들은 시설확충, 교육환경 개선, 교원 확충 등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정적 뒷받침에 대한 불안함은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에서 일정기간 주는 인센티브의 부족함과 재정의 효율적 사용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덕수 공주대 교수는 “정부의 구조개혁 인센티브는 건물을 신축하는 데 사용하지 못한다"라며 “천안으로 공대를 이전하려면 당장 부족한 강의실이 제일 큰 문제인데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로는 건물 대신 칼라 TV를 복도에 설치하는데 쓸 수밖에 없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송희 강원대 교수(신소재공학부)는 “중국 길림대학에서 6개 단과대학을 통합할 때 중국 정부로터 통합규모 4만 명에 6000억원이 투자되었다”며 “사실 현재 정부가 주는 한해 보조금은 강원대 공과대학의 큰 프로젝트 하나를 따오는 수준이며, 그것은 양 캠퍼스에 나눠 쓰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한 액수”라고 말했다.

임창빈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팀장은 “특성화 시설을 위해 쓰는 것이라면 보조금을 충분히 쓸 수 있다”며 “공간부족을 위해 건물을 짓는다고 하는데, 이미 통폐합으로 정원이 감축되었는데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또 "공간 문제는  규모에 따라 연차적으로 풀어야 하는데도 그렇지 않은 대학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아닌게 아니라 최근 국회 교육위 2007년 예산안 심사에서 국립대 통폐합 지원 예산이 유사학과의 통폐합처럼 자원을 재배분하는 데 사용되기 보다는 직원이나 학생의 국외 어학연수경비를 지원하거나, 도서관 의자를 교체하거나, 노후 PC를 교체하는 등으로 사용된 석이 적발돼 문제가 됐다.

임창빈 대학구조개혁팀장은 “모든 통합대학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례별로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지적된 사례에 문제를 느껴 교직원 해외연수 경비를 지원한 모 대학을 알아보았더니 놀러 간 것이 아니라 학사와 장학금 분야 면담을 하고 돌아온 것이었다"고 얘기했다.

김명희 기자 yout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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