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6:20 (금)
대학 통폐합 예산 2백50억 삭감... "말도 안돼"
대학 통폐합 예산 2백50억 삭감... "말도 안돼"
  • 김명희 기자
  • 승인 2006.12.11 2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긴급점검] 국립대 통폐합의 빛과 그늘

국회 교육위가 2007년 예산안 심사에서  600억 중 국립대 통폐합 지원 예산 250억을 삭감해 국립대 통폐합 대학들이 비상에 걸렸다. 아직 예산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각 대학은 "한 해 예산 집행을 못했으니 한 해 연기해 집행하겠다는 것인데, 한 번 삭감되면 회복이 어려운 게 정부 예산"이라며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 국회에선 2007년에 깍이는 예산을 2008년에 보태서 준다는 것인데, 1년 후에 어떻게 될 지 교육부 관료들조차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니 대학들은 더욱 불안해할 수밖에 없다.

대학구조개혁지원사업이 사업비 집행실적 부족으로 지난달 24일 국회 교육위 2007년 예산안 심사에서 600억원 중 250억이 삭감돼 10개 국립대 통폐합 대학에 빨간 신호등이 켜졌다.

2007년 예산안이 아직 국회 예결위와 본회의를 거치지 않아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개 예결위와 국회 본회의가 상임위의 의견을 존중해 온 것을 감안하면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2007년도 예비심사보고서에서 2006년도 예산 700억 중 2005년 통폐합 대학에 지원할 350억원이 현재까지 교부되지 않고 있으므로 2007년도 예산 중 이들 대학에 지원할 250억원을 삭감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즉, 2005년 국립대 통폐합 예산 800억원 중 대학혁신자문팀의 운영비 1억원을 제외한 799억원이 2005년 11월과 12월에 각각 교부됐고, 2006년 예산이 집행되지 않아 집행률이 64.1%로 매우 저조한 집행실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국립대 통폐합 10개 대학의 반응은 발등에 불똥이 떨어진 상태다. 5개 통합대학 총장들은 조만간 ‘대학구조개혁추진 예산 지원은 당초 계획대로 지원되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2007년도 대학구조개혁 지원금 예산 지원 이행을 위한 탄원서’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어서 통합 국립대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영련 강원대 기획협력처장은 “국회에서는 한해 예산 집행을 못했으니 한 해 연기해 집행하겠다는 말인데, 전액 지원하겠다는 예산이 언제 삭감될지 모르는 일”이라며 “한번 삭감되면 회복이 어려운 게 정부 예산인데 정부 정책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처장은 “당초 2006년 예산도 빨리 내려줬으면 대학에서 구조개혁사업을 더 빨리 진척시킬 수 있는데 2006년이 끝나는 시점에 아직 예산이 내려오지 않았다”며 “지역과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진행한 통폐합 사업이 통합 주체들에게 정부의 신뢰를 떨어뜨려 어떻게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겠느냐”고 털어놓았다.

서종석 전남대 기획협력처장도 “전남대의 경우 작년 10월 통합 승인 후 금년 3월 1일자로 통합해 2005년 나온 예산을 다 쓰고 2006년에 쓸 돈을 이미 준비해 두었는데 정부 예산이 늦게 나오는 것”이라며 “우리대학의 경우 2008년까지 특성화 및 구조개혁 사업에 대한 예산 집행 계획이 이미 잡혀 돈 쓸 준비가 되어 있는데 삭감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백종국 경상대 교수는 “국회가 전년도 성과에 대비해 예산을 삭감한 것은 교육정책 자체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정책의 회의론을 높이는 난폭한 행동”이라며 “전년도 대비해 못쓴 재정이 있다 하더라도 정부는 일관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위의 예산 삭감에 결정적인 이유가 예산 배분이 늦어진 데 대해 교육부도 입장이 있다. 임창빈 대학구조개혁팀장은 “각 대학에서 통폐합 결정은 연초에 되지 않고 거의 막바지에 이뤄지다보니 2005년 예산도 그해 12월에 지급된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2005년 12월을 기준으로 1년 단위로 보면 2006년 12월이 회기가 되는데,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정부회계와 돈이 안 맞는 것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 팀장은 “현실적으로 대학들이 학내 논의 과정이 길어지면서 투자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문제도 있었다”며 “2006년 예산도 곧 나갈 예정이어서 통폐합 예산이 삭감되면 학교 계획 수립이 망가지기 때문에 250억 삭감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김명희 기자 youth@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