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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까지 찬양? 글쎄…”
“유신까지 찬양? 글쎄…”
  • 이민선 기자
  • 승인 2006.12.0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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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_ ‘교과서포럼 사태’, 보수신문은 어떻게 보나

기존의 한국 근현대 역사교과서가 좌파민족주의에 입각해 서술됐다고 규정하며 대안 교과서를 야심차게 내놓은 교과서포럼이 4·19 혁명과 5·16 군사 쿠데타에 대한 ‘색다른’ 해석 때문에 여론의 뜨거운 질타를 받았다.

지난달 30일 교과서포럼은 서울대 사범대학 교육정보관에서 ‘한국근현대사 대안교과서, 이렇게 고쳐 만듭니다’라는 주제로 제6차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하지만 심포지엄 시작 1시간 뒤 4·19혁명동지회와 유족회 등 5개 단체 회원들이 단상을 점거하고 발표자와 토론자 등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심포지엄이 무산됐다. 4·19혁명을 학생운동으로 비하하고 5·16 군사쿠데타를 혁명으로 격상시킨 것이 이들을 분노케 했다.

이에 대해 교과서포럼 측은 사법적 책임을 거론하면서 강하게 맞대응 할 것임을 밝혔다. 지난 4일 ‘폭력행위에 의한 학술 심포지엄 무산 사태에 대한 교과서포럼의 입장’이라는 성명서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적 본질은 순수 학술행사에 대해 가해진 불법적, 폭력적 방해 행위로서 결코 용서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응분의 사법적 책임을 물을 것을 치안당국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과서포럼의 의도처럼 이번 사건이 ‘순수 학술행사에 대한 폭력행위’만이 부각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교과서포럼의 역사교과서 내용이 금지된 ‘선’을 넘었다는 게 대체의 시각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보수신문들도 일제히 교과서포럼의 대안교과서를 비판하는 글을 쏟아냈다.

중앙일보는 지난 1일 ‘뉴라이트, 유신까지 찬양하나’라는 사설에서 “이 교과서의 역사 인식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본다”며, “과거정권의 산업화 실적만 높이 사고, 심지어 쿠데타와 독재정치를 찬양하면서 민주화운동은 깎아 내리는 것이 제대로 역사를 바라보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 역시 2일자 ‘현대사 해석의 극단성을 경계한다’라는 사설에서 “기존 교과서의 좌편향 기술을 수정하고 근대사를 재해석하기 위해 새로 쓰려는 대안교과서가 지나친 우편향으로 흐른다면 이 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화의 공을 인정한다 해도 효율을 앞세워 저지른 반인권, 반민주, 독재의 과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사관 전쟁’이라는 데스크 칼럼에서 교과서포럼 측의 이념적 극단성과 4·19혁명동지회의 물리적 폭력을 동등한 무게를 둔 가운데 양비론적 시각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민선 기자 s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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