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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과학자 비정규직 비율 高
女과학자 비정규직 비율 高
  • 허영수 기자
  • 승인 2006.11.14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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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과학자들이 적을 뿐 아니라 고용형태에서는 비정규직·임시직의 비중이 높아서, 나이가 들수록 학계를 떠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열린 ‘여성과학기술인력 현황 : 실제적 문제점과 과제’ 토론회에서 김기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혁신기반팀장은 “고등교육으로부터 노동시장으로의 이행 과정에서 여성 인력의 누수현상이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공학계열 전공자들의 경우에는 30대의 이탈율이 매우 높고 이후 재진입도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에 정규직 자리를 못 잡는 경우가 많고, 육아·출산을 배려하지 않는 환경 때문에 지속적으로 자신의 경력을 지속해나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여성과학인력을 보면, 전체 과학연구인력에서 공공연구기관은 10.9%, 대학은 16.9%의 비율을 보인 반면 기업체는 9.6%로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에서의 공학계열의 경우 정규직이 매우 드물어서 정규직 여교수 비율은 3.7%에 불과했고, 비전임 여교수는 11.2%, 여자 시간강사는 19.4%였다.

비정규직이 많은 점은 정부출연연구원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금동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여성과학기술인력의 비중은 전체의 40%에 달했고, 정규직에서는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의 비율이 감소됐다. 연구원급 여성비율은 20.7%였지만, 선임금은 4.8%, 책임급 이상은 1.9%였다.

금 원장은 “공공연구기관에서 임원급 이상의 최상급 관리자뿐 아니라 상급·중간관리자 등이 각각 5%도 안 돼 여성 인력이 관리와 의사결정과정에서 거의 소외되고 있으며, 출산·육아를 위한 복지 시설이 미흡해 30대 중·후반으로 가면서 점차 유휴인력화되고 결국 퇴직으로 이어진다”라고 지적했다.

민무숙 여성부 여성인력기획관은 “고학력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뒤 재진입을 포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영유아 및 방과후 보육시설 확충이 필요하고, 여성이 소수인 분야의 작업장 환경과 근로조건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기업의 입장에서 주제를 발표한 함성훈 LG전자(주) 상무는 “기업은 여성들이 전문가적인 역할을 발휘할 때쯤 퇴사하는 경우가 많고, 여성에 대한 편견으로 업무에서 배제될 때도 많다”라며 “여성들 본인이 업무에 적극적인 열정을 보여야 하겠지만, 보육시설·모성 보호실·심리상담실 설치 등 근무 환경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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