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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전, “원형보존 잘 된 신식형 건축”
인정전, “원형보존 잘 된 신식형 건축”
  • 이은혜 기자
  • 승인 2006.11.07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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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조사: 한국의 최고의 궁궐건축

□ 창덕궁 인정전, 국보 225호, 태종 5년(1405) 창건, 순조 4년(1804) 재건립.
한국의 궁궐건축 가운데 전문가들은 경복궁의 근정전과 경회루가 최고의 미학적 성취를 거둔 작품으로 꼽았으며, 뒤이어 창덕궁의 인정전을 으뜸으로 추천했다. “경복궁과는 달리 건물배치가 자유롭다”, “원형이 잘 보존된 세계문화유산”이라는 평가다.

인정전은 왕이 외국사신을 접견하고 신하들로부터 조하를 받는 등 공식 국가행사를 치르던 곳이다. 먼저 외부를 보면,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한 공포가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 양식으로, 밖으로 뻗친 부재 끝이 날카롭게 표현돼 조선 후기의 특징을 보여준다. 지붕 꼭대기엔 오얏꽃무늬로 장식했는데, 이는 한말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던 무늬다. 건물 좌우에는 행각이 있고, 마당엔 신하들의 지위를 표시하는 품계석이 있다.

내부를 보면 정면 5칸, 측면 4칸의 중층 팔작지붕 건물로 가운데인 御間에만 네쪽 문을 달고 나머지 칸에는 높게 머름 들이고 창을 달아 여닫게 했다. 내부 천장 가운데는 한 단을 높여 구름 사이로 봉황 두 마리를 채색해 넣었다. 뒷면의 높은 기둥 사이에 임금이 앉는 의자가 마련돼 있고 그 뒤에는 일월오악도 병풍이 있다. 전내에 여러 의장기구가 설치됐더라면 어좌의 장중함이 돋보였을 텐데, 현재는 신식 전등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단청은 모로단청(평방, 창방, 도리, 대들보의 머리초만 그리고 중간에는 긋기만 해 가칠한 상태로 두는 것) 계열로 무늬나 색조가 차분하다. 실내에 전등을 달고 휘장을 친 개화의 물결은 머름대 위에 꽃살무늬, 창 안쪽에 유리창 다는 것을 도입케 했다. 왕의 법전에 유리창을 시설한 첫 예다. 중앙에 어좌로 오르는 층계가 있고, 좌우 난간에 法樹를 장식했는데 조각의 형상은 蚩尤 장수의 모습으로 선명히 남아 있다.

인정전은 1405년(태종 5) 창덕궁 창건때 지어진 건물로,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광해군 즉위년인 1608년 복구됐고, 1803년(순조 3) 화재로 다시 소실됐다가 이듬해 중건돼 현재에 이른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경복궁 근정전 ★★★★★★★ ㅣ 경복궁 경회루 ★★★★★★★ ㅣ 창덕궁 인정전 ★★★★★

추천해주신 분들: 김동현 한국전통문화학교, 김봉건 국립문화재연구소, 김봉렬 한예종, 김지민 목포대, 이강근 경주대, 장경호 기전문화재연구소, 정영호 단국대 박물관, 주남철 고려대, 천득염 전남대 이상 총 9명.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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