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물리ㆍ천문학부 홍승훈 교수팀은 탄소 나노튜브와 각종 나노선을 이용한 초고집적도의 분자 ㆍ양자 소자를 기존의 반도체 시설로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홍 교수팀의 연구 성과는 세계적 과학 잡지인 `네이처'(Nature)가 지난 4일 발간한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창간호에 소개됐으며 국내에서 3종의 관련 특허가 출원된 데 이어 조만간 국제특허 출원이 추진될 예정이다.
기존 반도체 시설을 이용하는 이 기술은 반도체 기판의 특정 위치에 `비흡착성 분자막'을 입힌 뒤 탄소 나노튜브와 나노선이 포함된 용액을 뿌리면 탄소 나노튜브와 나노선이 깨끗한 기판 표면에만 자동적으로 결합되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시설을 그대로 이용하면서도 나노 스케일의 정확도를 가진 소자 제작이 단 몇초만에 가능하게 돼 상업화의 길이 열리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홍 교수팀은 실제로 이 기술을 적용, `고성능 트랜지스터 집적회로'와 `초고감도 바이오 센서'의 대량 제작을 실현했으며 최근 탄소 나노튜브와 나노선 집적회로를 맞춤형으로 제작해 제공하는 `나노튜브ㆍ나노선 회로 파운더리(Nanowire IC Foundry) 서비스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앞서 2003년 탄소 나노튜브가 친수성(親水性) 분자와 친화력이 강하다는 점에 착안, 관련 기술을 개발한 뒤 3년간 상용화 연구 끝에 이번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과학재단의 국가지정연구실 사업과 나노소자 프런티어 사업, 산업자원부의 나노기반 차세대 산업화 요소기술 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자가 진단이 가능한 의료용 초소형 센서, 유해 물질을 진단하는 환경 센서 등 바이오 센서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 교수는 "이번 기술 개발로 대량생산이 가능해 짐으로써 상용화의 길이 열리게 됐다"며 "심장마비와 같은 응급환자에 대한 진단이 가능하고 환경 유해물질과 식중독균 등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 센서가 개발되면 일상생활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