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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대교협, 2주기 대학종합평가 어떻게 진행되나
[초점] 대교협, 2주기 대학종합평가 어떻게 진행되나
  • 김미선 기자
  • 승인 2001.08.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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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13 17:39:17
평가만큼 대학의 입장에서 부담스런 것도 없다. 한해 받아야 하는 평가만도 줄잡아 10여회에 이르러 평가준비 하다가 해를 넘기게 된다는 것이 대학들의 푸념이다. 그렇다고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면 대학의 입장에서 평가는 잘 받으면 본전, 못받으면 이미지 구기는 ‘애물단지’인 셈이다. 평가의 궁극적인 취지는 대학교육의 질을 제고하는 것이지만 그로 인한 지나친 행·재정력 낭비는 오히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 대학들의 우려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윤형원 충남대 총장, 이하 대교협)가 진행중인 대학종합평가는 대학들로서는 특히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평가중의 하나. 결과가 좋다고 해서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구성의 면면을 두루 살피는 ‘종합평가’이기 때문이다. 그 1주기 평가가 올해로 마무리되고 내년부터는 2주기 평가가 시작된다. 1주기 평가를 마치고 한 차례 숨을 돌린 대학들로선 이번 2주기 평가방식이 어떻게 결정될지가 큰 관심거리다.

대학유형별로 차별화된 잣대

이점에서 대교협의 주최로 지난 15일 한양대에서 열린 ‘2주기 대학종합평가 관련 공청회’는 평가방식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대교협은 “지금까지 진행한 1주기 종합평가는 대학교육의 기본 여건을 검증하기 위한 하드웨어 중심의 평가였다”면서 “2주기 평가는 교육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소프트웨어의 평가에 치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청 대교협 사무총장은 “교육환경과 여건보다는 과정과 산출에 중심을 두고, 양보다는 질적인 측면을 주목할 수 있도록 평가방식과 내용을 변경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평가잣대는 세계적 수준을 지향하고, 평가내용은 개별대학의 특수성을 충분히 감안할 수 있도록 항목을 다원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내용을 중심으로 2주기 종합평가에서 달라지는 것은 우선 평가기준을 대학의 설립유형, 설립시기, 목적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개별 대학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학문중심, 연구중심, 실용중심 등 대학의 유형별로 잣대를 차별화 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평가인증 방법도 좀더 세분화 할 계획이다. 그간 인정과 불인정 두 단계로 성적을 매겨온 방식을 최우수, 우수, 인정, 불인정 등 4단계로 구분하겠다는 것이다. 정재국 중앙대 교수(물리학과)는 “과다한 평가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평가항목 수를 지금의 절반정도로 줄이고, 평가결과도 대학들에 대한 변별력을 제고하기 위해 4단계로 기준을 나누어 등급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발표했다. 평가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되는데 특히 대화평가와 사후평가를 도입하겠다는 부분은 주목을 끈다. 발표자로 나선 박종렬 경북대 교수(교육학과)는 “대학의 이해를 충분히 반영하고 평가단과 대학의 상호 질의 응답이 가능하도록 대화평가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교협은 평가결과의 활용도도 높여갈 계획인데, 특별한 혜택이 없었던 1주기와 달리 2주기 평가결과는 행·재정지원과 연계하고 사회적 인정을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과 지방, 국·사립 가중치 달라야

그러나 이러한 평가방식의 변경에 대해 대학은 여전히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공청회에 참가한 최순돈 영남대 기획처장(재료금속학부)은 “수도권과 지방, 국립대와 사립대의 가중치를 달리 두어야 하는데 그 기준이 모호하고 ‘질’위주로 평가할 때 과연 객관성을 제대로 갖출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하고 “지금의 지표를 가지고 내년부터 당장 시작하는 것은 무리”라며 “대학과 관련된 공적인 자료를 먼저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대교협은 각 대학의 의견수렴을 거쳐 2주기 종합평가의 내용을 확정, 오는 10월중에 발표할 계획이다.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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