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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청팔대가문초3
명청팔대가문초3
  • 김재호
  • 승인 2023.06.06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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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공동번역 이상하·김민영 외 | 460쪽 | 전통문화연구회

≪역주 명청팔대가문초明淸八大家文鈔 3 매증량梅曾亮‧증국번曾國藩≫

정약용丁若鏞 등 실학파들에게 영향을 준 중국 명․청 시대 동성파의 선집
≪명청팔대가문초≫는 명나라 귀유광歸有光과 청나라 문인 7명의 산문 총 386편을 편선한 책이다. 이 책의 편자는 왕문유王文濡로 중화민국 시기 상해의 출판인이자 교육자로 활동한 인물이다. 

이들은 동성파桐城派의 주요 문인으로 청대淸代 주류였던 고증학을 비판하고 정주이학을 추종하였으며, 문학 방면으로는 변려문을 지양하고 당송팔가唐宋八家의 고문을 모범으로 삼았다. 청나라의 이념과 과거 제도에 부합하면서 동성파는 청대의 최대 문파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동성파의 문장은 조선 후기 실학파들에게 크게 관심을 받아 정약용丁若鏞‧이덕무李德懋‧김정희金正喜‧박규수朴珪壽‧김택영金澤榮 등에게 영향을 주었다. 

16~19세기 동아시아 문학의 주류 ≪명청팔대가문초≫의 최초 번역

우리나라에서 동성파 문장의 번역은 일부만을 선역選譯하여 소개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통문화연구회의 ≪역주 명청팔대가문초≫는 동성파의 대표적 선집選集인 왕문유의 ≪명청팔대가문초≫를 최초로 완역하고 역주한 것으로 총 4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역주 당송팔대가문초唐宋八大家文抄≫와 더불어 16~19세기 동아시아 문화지형도 파악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매증량梅曾亮, 동성 문파를 중국의 대표 문단으로 만든 명문장가
매증량(1786~1856)은 당시 대문호였던 요내姚鼐를 만나 동성파의 고문古文을 접하게 되면서 그의 제자가 되었다. 그는 입경入京하여 17년 동안 호부낭중戶部郎中으로 있게 되었는데, 당시 전국의 문인들과 교류하면서 고문을 연마하는 자는 그에게 가서 고문을 배웠다고 할 만큼 큰 영향력을 미쳤다. 이후로 동성파는 안휘성安徽省 지역을 넘어 전국적 문파가 되었다. 또 조선에서 온 사신 이정리李正履와 만나 그가 가지고 온 김매순金邁淳의 문집을 평하기도 하였다.

증국번曾國藩, 청나라 말기 대학자이자 대정치가
증국번(1811~1872)은 호남湖南 상향湘鄕 사람으로 동성이라는 지역적 연관성은 없으나 북경北京에 있으면서 고문을 연구할 적에 방포方苞와 요내姚鼐의 문장에 영향을 받고서 동성파로 자임하였다.

특히 그의 ≪경사백가잡초經史百家雜鈔≫는 요내의 ≪고문사류찬古文辭類纂≫을 잇는 대표적 고문 선집이라 할 수 있다. 이에 학자들은 증국번을 이후 동성파를 ‘상향파湘鄕派’ 또는 ‘후기 동성파’로 부르기도 한다.

증국번은 태평천국太平天國의 난 때에 상군湘軍을 조직하여 태평천국군을 진압하는 데 크게 활약하였다. 또한 이홍장李鴻章ㆍ좌종당左宗棠 등과 함께 양무운동洋務運動을 이끌면서 서구의 군사 기술을 도입하고 관영 군수 공장을 설립하는 데 힘썼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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