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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환경부의 멸종위기종 대책, 그 허와 실
[분석] 환경부의 멸종위기종 대책, 그 허와 실
  • 신정민 기자
  • 승인 2006.09.09 0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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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환영” … 그런데 10년만에 복구한다니
©김진환

지난 7월 27일 환경부는 ‘멸종위기종 동식물 증식·복원 계획’을 발표했다. 10년간 총 54종의 멸종 위기종을 증식·복원하는 데 4백24억원을 투자하고, 2001년부터 추진 중인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비롯해 총 17개 복원사업에 올해 34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멸종위기종 증식·복원사업은 포유류 7종(반달가슴곰, 산양, 여우, 사향노루, 시나소니, 대륙사슴, 바다사자), 파충류 1종(남생이), 어류 6종(꼬치동자개, 감돌고기, 임실납자루, 미호종개, 퉁사리, 얼룩새코미꾸리), 곤충류 3종(장수하늘소, 상제나비, 소똥구리), 조류1종(황새), 식물 36종(광릉요강꽃, 노랑만병초, 암매, 홍월귤, 대홍란 등)으로 총 54종이다. 애초에 호랑이, 표범, 크낙새, 수달, 올빼미, 물장군 등 64종이 제시됐으나, 서식환경 개선, 개체수 증가, 낮은 시급성, 인공증식장 설치에 따른 자연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10종이 제외됐다.


환경부는 멸종위기종 증식·복원 사업에 선정된 종은 분류별 특성에 맞춰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산양 등 포유류는 복원대상 지역에 최소존속개체군을 형성하고, 잔존개체 여부와 원종 확보 방안 등을 고려, 남생이 등 어류는 잔존개체 확인과 원종을 확보한 후 서식지 외 보전기관을 통해 추진한다. 또한 황새는 개체증식과 함께 친환경적인 황새마을을 조성한 후 방사키로 했으며, 식물은 국립공원 내 36종의 주요서식지를 보전·관리 메뉴얼에 따라 복원해 소규모 멸종위기식물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산양
올해 추진되는 신규복원 사업으로는 월악산 산양 15마리가 근친교배하는 위험성을 해소하기 위해 1억원을 들여 민통선 지역의 산양 10마리를 포획해 월악산에 이입하는 ‘월악산 산양복원용 개체포획 및 방사사업’이 먼저 눈에 띤다. 그리고 박중석 경상대 교수가 연구용역을 맡은 ‘오대산 장수하늘소 정밀조사 및 원종확보사업’, 선병윤 전북대 교수의 ‘소백산·덕유산 멸종위기식물원 조성방안 수립사업’,  김기중 고려대 교수의 ‘주요 생물자원의 유전자 분석·연구사업’ 등이 있다.


또한 서울대 신남식 교수는 ‘중동부 민통선과 인접 접경지역에 대한 포유류 정밀조사사업’과 ‘여우 증식·복원 기술개발’을 진행중이다. 전문가들은 환경부의 복원사업에 대해 전반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문제점도 조심스럽게 거론한다. 


이번 복원사업계획을 주도했던 선병윤 교수는 “같은 종이라도 지리산 지역과 설악산 지역의 종이 유전자 및 진화과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지역특성을 무시한 옮겨심기 등은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어 선 교수는 “몇몇 종을 제외하면 개체수가 줄었을 따름이라, 그 개체가 자연상태에서 퍼져갈 수 있도록 북돋아 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백화점식 복원, 실적 위주의 정부발 이벤트라는 주장도 있다. 박대식 교수는 “개체만 키워서 내보내기보다는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며 “급감하게 된 원인조사부터 서식지복원까지 철저하게 이뤄간다면 한 종을 살리는 데만 수백억원이 들어가는데, 10년간 54종을 복원하는 게 과연 타당한지 시간이 경과해봐야 알 것 같다”라고 말한다.  


“예산과 국민협조가 전제되지 않으면 복원 자체가 무리”라고 말한 황새 전문가 박시룡 교수는 “황새는 사람이 사는 농촌에서 둥지를 치기 때문에 서해안 간척지에서는 살지 못하며, 유기농을 확산하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황새를 증식시켜 날리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


곤충류 중에서 ‘상제나비’가 선정된 것에 대해 의아하게 여긴 정선우 교수는 “상제나비는 유럽에 많이 있으며 우리가 남쪽이다보니 분포가 희박한 것이다. 복원하면 물론 좋지만, 그보다는 붉은점모시나비가 연구가 많이 돼 있어 더 낫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서식지가 파괴되면 먹이가 없어져 결국 다양한 생물들을 멸종으로 이어지게 한다는 지방 국립대 A 교수는 “국내에서는 분자유전 등 돈 되는 쪽으로 학문이 몰리면서 기초사업이 이뤄지지 못했고, 동식물학을 후퇴된 학문으로 취급하면서 학문후속세대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생태적 접근을 하려면 인문학, 생물보존학, 지역학, 발생생물학, 병리학 등이 모여야 하지만, 한 분야 전문가에게만 연구용역을 맡기는데, 그것도 연구수주 단골들, 연구비 우선주의로 나서는 비전문가인 경우가 일부 있다”라며 정부의 연구용역사업을 비판했다. 한 교수가 연구과제를 몇 건씩 수주 받는 일과 1억원 이상이 지원되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논문이 나와야 정상이지만, 주 전공분야가 아니다보니 시간에 쫓겨 선행연구를 베끼기 바쁜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신정민 기자 jm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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