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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 세계 최대 인구대국 인도의 어두운 그림자
[글로컬 오디세이] 세계 최대 인구대국 인도의 어두운 그림자
  • 김미수
  • 승인 2023.05.11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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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_김미수 한국외대 인도연구소 HK교수

지난해와 올해 인도 예산안 발표에서 유독 눈에 띄는 대목이 ‘포용적 개발(Inclusive Development)’을 강조한 것이다. 독립 이후부터 빈곤과 불평등 문제는 인도의 경제 발전에 걸림돌이었고, 인도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분배에 중점을 둔 다양한 정책을 시도해왔다. 더욱이 사회주의식 경제 체제에 익숙한 국민들의 표를 의식한 정치인들이 과격한 포퓰리즘 정책을 실시하기도 했다. 

인도는 최근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인구대국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불평등과 빈곤 문제가 사회,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어져서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은 인도의 슬럼가. 사진=위키피디아

그러나 2014년부터 총리를 역임하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서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확대해 경제 성장과 함께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함께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과거와 달리 모디노믹스가 사회·경제적 약자를 배려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어 빈곤 인구 숫자가 늘어나면서 불평등의 확대로 복지와 분배 정책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기 시작했다. 

2021년 옥스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상위 1% 부자의 재산이 인도 전체 부의 40.5%를 차지하고 있으며, 백만장자의 숫자는 2020년 102명에서 2022년 166명으로 늘어났다. 반면, 하위 50%의 사람들은 인도 전체 부의 3%만을 차지하고, 빈곤 인구는 여전히 기본적인 의식주를 제대로 해결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발라(Bhalla), 바신(Bhasin), 비르마니(Virmani) 공동연구(2022) 논문에 따르면, 불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지니 계수가 회계연도 1994년에 0.284를 기록한 이후 점차 감소해 불평등이 완화되는 듯했으나 2021년에는 다시 0.299로 상승했다.

경제적 불평등은 지역과 성별 등 사회적 불평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모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포용적 정책으로는 적정 가격의 주택 공급, 금융 서비스 제공, 교육 기회 확대 등이 있다. 사회·경제적 취약 계층의 사람들은 의식주와 같은 기본적인 생활을 해결해주는 것이 급선무이다.

2015년부터 추진해온 ‘프라단 만트리 아와스 요자나’(Pradhan Mantri Awas Yojana, PMAY: 2022년 3월 31일까지 2억 2천만의 저렴한 주택을 짓는 것을 목표로 도시 빈곤층에게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는 인도 정부의 이니셔티브) 정책은 “모두에게 주택을(Housing for all)”이라는 의미로 사회경제적 취약 계층에게 적정 가격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공공 주택을 건설해주는 정책이다.

이와 더불어 농촌 지역에 깨끗한 식수를 공급해주는 식수관을 내년까지 설치하겠다는 잘 지반 계획(Jal Jeevan Mission)도 추진하고 있다. 식수관을 통해 식수를 조달하게 되면 여성들이 우물로 물을 길으러 가야 하는 수고로움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보건위생 전반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사회·경제적 취약 계층은 금융 서비스의 이용이 어려워서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모디 정부에서는 소규모 및 극소기업의 금융 지원을 위해 ‘프라단 만트리 MUDRA 요자나’(Pradhan Mantri MUDRA Yojana, PMMY)라는 정책을 2015년부터 시행 중이다. MUDRA(Micro Units Development and Refinance Agency)를 통해 상업은행을 포함한 다양한 금융 기관들은 담보 없이 10lakh(약 1천600만 원)까지 소규모 또는 극소기업에게 대출해주는 정책이다.

MUDRA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3년까지 PMMY를 통한 대출 규모는 13조 루피에서 45조 루피로 늘어났고, 계좌수도 3천500만 개에서 6천200만 개로 크게 확대됐다. 이 외에도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농업 기술 개발과 농촌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정책도 실시하고 있으며, 인프라 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기술 교육 등 교육 부문도 강조하고 있다. 인도의 빈곤과 불평등 문제는 지역, 카스트, 종교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엮여있는 복합적인 것이다. 따라서 문제의 해결에 다른 국가에 비해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 몇 년 동안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 성장률과 14억 명이 넘는 인구 덕분이다. 그러나 불평등과 빈곤 문제가 사회,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어져서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인도 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달성한다고 해도 포용적 경제 성장을 등한시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미수 한국외대 인도연구소 HK교수

인도 네루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인도 FDI, 통상 등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논문과 저서 등을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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