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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사피엔스 챗gpt
뉴사피엔스 챗gpt
  • 최승우
  • 승인 2023.05.02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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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연 외 12인 지음 | 256쪽 | 광문각출판미디어

인류의 미래에 관한 담론에서, 슬기로운 챗gpt 이용법까지 각 분야 전문가 12인의 Q&A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인류, 즉 ‘뉴사피엔스’가 이제 막 시작됐다면 지나친 예단일까?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전부터다. 

적어도 지금의 청장년까지는 인공지능이 뭔지는 알고 있다. 그렇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SF 소설이나 영화에 나올 만한 기술이라고 여겼다. 적어도 상당수 대중은 그랬다. 그러다가 인공지능이 대중에게 각인된 계기가 있다. 바로 바둑 명인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이었다. 

세기의 대국이 열리기 며칠 전이었다. 당시 TV 탐사 프로그램 진행자였던 필자는 이세돌 9단과 인터뷰할 기회를 얻었다. 이 9단에게 승패를 전망해 달라고 했다.

“바둑에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서 앞으로는 몰라도, 지금은 인간인 제가 이길 겁니다.”
이세돌 9단 말고도 다른 바둑계 인사 다섯 분을 인터뷰했다. 모두 이세돌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결과는, 다 알다시피 ‘딥러닝’ 알파고의 일방적인 승리(5전 4승)였다. 이 세기의 대국을 계기로 ‘딥러닝’이라는 개념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당시 ‘딥러닝’ 인공지능은 전 세계에 화제가 됐다. 그렇다고 이 인공지능이 우리 실생활에 바짝 다가온 것은 아니었다. 아직도 저 멀리, 어딘가에 있었다. 적어도 대중에게 성공한 기술은 아니었다. 

챗GPT ‘성공한 기술’ 요건을 갖추다

알파고 충격 이후 6년,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알고리즘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 서비스가 제공하는 새로운 경험에 대중은 놀라움을 표한다. 이전의 디지털 서비스에는 없는 배려와 감정을 느낀다. 단순한 질문은 물론이고 복잡하고 어려운 질문에도 척척 구어 형태로 답해 준다.

숙제, 기고, 보고서, 논문까지 다양하게 문제를 해결해 준다. 순식간에 1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할 정도여서 비즈니스 전망도 밝아 보인다. 5G, 6G 통신망이 구축되고 AI 반도체가 더 발전한다면 구현 기반에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마침내 챗GPT는 성공한 기술의 요건을 갖춰가고 있다. 생성형 알고리즘이 성공한 기술이라면 인류는 이 기술에 저항할 수 없게 된다. 어쩌면 저항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편향 ‘지식의 제국화’로 갈까? 
성큼 다가온 AI 기술에 대한 불안과 공포도 생겨난다. 인공지능의 비약적인 발전이 오히려 인류와 문명을 퇴보시킬 것이라는 집단 심리다. 앞으로 벌어진 상황을 끔찍하게 전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스티븐 호킹은 인공지능이 미래의 자아의식을 스스로 창조하고, 결국 인류를 대체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지 않았던가. 

이제 챗GPT가 사회에 미칠 부정적 측면을,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가 됐다. 

넉 달 만에 진화한 GPT, ‘AI 사피엔스’ 시대 개막
2022년 11월에 공개된 챗GPT-3.5 버전은 출시 초기에 엉뚱한 답변을 하거나, 있지도 않은 얘기를 지어낸다는 비난을 받았다. 

2023년 3월에 등장한 챗GPT-4 버전은 이전 버전의 잘못된 내용을 상당부분 수정했다. GPT-4 버전은 이미지 판독까지 해낼 정도로 불과 넉 달 사이에 훨씬 똑똑해진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중에도 거대 인공지능 모델은 시시각각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AI 사피엔스’ 시대가 이제 막 시작된 것이 아닌가! 

챗GPT의 첫인상은 소크라테스다. 제자와의 문답으로 진리에 다가갔던 철학자. 하지만 스스로 깨우치게 했던 소크라테스와 달리, 이 생성형 AI는 신속하고 자세하고 답을 내놓는다. 그런 면에서 ‘친절한 소크라테스’다. 챗GPT는 ‘질문하는 시대’를 열었는지도 모르겠다.

화두話頭

이 책에는 지금까지 시중에 나온 그 어떤 단행본보다 생성형 알고리즘에 대한 다양하면서도 깊이 있는 견해가 실려 있다. 사단법인 미래학회에서 활동하는 인공지능 전문가, 신경철학자, 창업 전문가, 정보사회학자, 미디어학자, 경영학자, 교육학자, 국방안보 전문가, 미래전략 전문가가 참여했다.

인류의 미래에 관한 담론에서, 슬기로운 챗GPT 이용법까지 내용의 순위도 다양하다. 아울러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에게 주는 기회와 한계, 부작용을 빠짐없이 담으려 했다.

필자는 책의 화두를 쓰면서, 일곱 개의 질문을 챗GPT에 던졌다. 만약 이 정도 분량의 글을 책을 뒤지고, 인터넷 검색을 해서 썼다면 꼬박 하루가 걸렸을 것이다. 똑똑한 생성형 알고리즘의 조력을 받아, 화두를 6시간 만에 쓸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질문하는 시대, 친절한 소크라테스’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긍정적 미래를 담고 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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