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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미원조
항미원조
  • 최승우
  • 승인 2023.04.2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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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운 지음 | 창비 | 388쪽

중국인들에게 한국전쟁은 무엇이었나
애국주의와 함께 되살아나는 ‘항미원조’의 기억

2021년 영화 「장진호(長津湖, The Battle at Lake Changjin)」가 중국 박스오피스 최대 흥행작이 되었다. 뒤이어 2022년에는 후속작 「장진호의 수문교(長津湖之水門橋, The Battle At Lake Changjin II)」가 흥행에 대성공했다.

제작비 2억 달러를 투입하여 9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둔 「장진호」는 현재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에 이어 세계 시장에서 세번째로 높은 수익을 낸 영화로 기록되고 있다. 「장진호」 시리즈는 한국전쟁 동부전선에서 중국군과 미국군이 치열하게 맞붙은 전장인 장진호 전투를 극화한 작품이다.

한국전쟁은 원래부터 중국에서 각광받는 작품 소재였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한국전쟁은 신중국이 성립하고 유일하게 치른 국제전이자 마오 쩌둥의 아들이 전사한 건국 초기 주요 사건이었지만, 이후 역사에서 점차 잊힌 전쟁에 가깝다.

중국과 소련의 갈등과 데탕트, 탈냉전 과정을 거치며 중국에 있어서 ‘항미원조전쟁’(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도운 전쟁, 중국에서 한국전쟁을 부르는 말)은 부담스러운 역사가 된 것이다. 그런 항미원조전쟁이 어떻게 다시 중국문화에서 화두로 떠올랐을까? 이 책 『항미원조』는 그 물음에 답하고 있다.

『항미원조』의 저자인 서울대 통일평화원구원 백지운 교수는 동아시아 평화의 관점에서 중국문화를 연구한 성과로 각광받아왔다.

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 현대사의 흐름에서 한국전쟁이 기념되고 작품으로 형상화되어온 과정을 면밀하게 살피고 최근 중국 애국주의의 발흥 과정에서 항미원조전쟁이 재소환되는 맥락을 보여준다.

이제껏 제대로 탐구되지 못한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사를 알아가는 동시에 오늘날 점차 첨예해지는 미중 대결의 한 측면을 살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연구성과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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