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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교통
시민 교통
  • 최승우
  • 승인 2023.04.25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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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래 외 2인 지음 | 빨간소금 | 272쪽

지금 교통정책에 시민의 자리가 있어요?
시민 스스로 관료와 전문가의 기득권에 맞설 힘을 길러야 해요.

오랫동안 계량 분석 방법과 시뮬레이션으로 교통 문제를 다뤄온 교통학자 조중래와 함께 현행 예비타당성조사 모델이 지닌 논리와 전제, 그리고 편향성을 이야기한다.

이야기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GTX 계획이 불확실한 수요 예측 위에 놓여 있으며, 수도권 중심주의라는 잘못된 국토발전 방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시작해, 교통 정보 공개의 필요성까지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정치인-공무원-전문가 카르텔의 실상이 낱낱이 드러난다.

이 깊고 진솔한 인터뷰의 결론은, 현행 예비타당성조사가 거짓말이니 하등 쓸모없다는 주장이 아니다. 예비타당성조사도 하나의 모델에 따른 결과에 불과하므로, 교통정책의 의사결정 과정에 더 많은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민주주의를 위해서 시민 스스로 관료와 전문가의 기득권에 맞설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조중래는 1990년대 중반 최초로 서울시의 가구통행실태조사를 실시함으로써 현재 사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교통실태조사의 토대를 만들었다.

2000년대 초 자동차의 배출가스를 실증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모델링을 시도했으며, 마지막까지 해외의 교통수요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뛰어넘는 도구를 개발하고 확산하는 데 애썼다.

그 이전에는 한국의 공해 문제를 사회문제로 인식하도록 노력한 환경운동의 선구자 중 한 명이었다. 조중래는 암 투병 중에도 ‘동료 시민을 위해’ 이 인터뷰를 강행했으며, 인터뷰를 마치고 한 달 뒤 별세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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