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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민주주의와 21세기 유가적 비판이론의 모색
대동민주주의와 21세기 유가적 비판이론의 모색
  • 최승우
  • 승인 2023.04.2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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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석 지음 | 예문서원 | 984쪽

생명위기, 기후위기, 소외와 갈등, 물신주의…… 현대의 위기를 나타내는 수사는 너무나도 많다. 바야흐로 위기의 시대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무엇일까.

미래사회를 향하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겠지만 이 책의 저자는 특히 우리의 전통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이는 인류가 시도했던 ‘전통의 파기’라는 근대적 도전의 실패로부터 비롯된 반작용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시대에 유학은 생명철학으로, 화해의 철학으로, 타자의 철학으로 끊임없이 되살아나고 있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 했던,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활발했던 반유가의 분위기는 이제 찬물을 끼얹은 듯 식어들고 말았다.

대신 저자가 ‘유가적 전통의 르네상스’라고 표현하고 있는 전통문화 되살리기의 열기가 거세다.

공자의 사상은, 그리고 그것을 이어받은 맹자와 주자의 사상은 군자의 책임 이론과 민본주의, 인仁의 정신, 생명사상 등을 통해 결코 한순간도 약자를 외면하지 않고 생명을 도외시하지 않았던 화해의 철학, 생명의 철학이었다.

저자는 특히 이러한 유학사상 속에서 대동민주주의라는, 서구 민주주의와 무관하게 자라난 자생적 민주주의의 씨앗을 발견해 낸다.

이 책의 전편을 관통하는 주제는 유학사상의 현재적 의미이다. 저자는 전통사상으로서의 유학이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에도 살아 숨 쉬고 있고 우리를 미래시대와 연결시켜 줄 수 있는 소중한 정신적 자산임을 강조한다.

전통에 대한 신뢰는 인류의 생존을 가능케 해 온 인간 역량에 대한 신뢰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러한 유학 전통 속에 살아 있는 현재적 의미를 바탕으로 해서 유학이 우리 사회의 온갖 부조리들에 철퇴를 가할 수 있는 비판이론으로 기능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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