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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가설
영원한 가설
  • 최승우
  • 승인 2023.03.21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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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지음 | 김동희 옮김 | 읻다 | 160쪽

한국문학사의 영원한 가설, 이상의 일본어 시 28편
시대를 건너 시인과 우리를 잇는 새로운 번역

이상이 1931년부터 1932년까지 잡지 『조선과 건축』에 연재한 일본어 시를 엮은 『영원한 가설』이 읻다의 새해 첫 신간으로 출간되었다.

이상의 일본어 시 연구와 정지용의 이중언어 의식에 대한 연구를 이어온 김동희 박사의 번역으로 선보이는 이번 책은 이상의 시 세계로 진입하는 새로운 지평을 제시한다.

“이상 시의 무한 확장 가능성, 그로 인해 끝없이 자유롭고, 끝없이 헤매며, 끝없이 실패한다. (...) 이 책은 이러한 방황을 자진해 선택할 사람들, 나의 벗이자 이상의 팬이 되어줄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영원한 가설』은 시간의 겹만큼 쌓인 ‘이상다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채, 시 독자로서 이상 읽기를 권하는 책이다. 학술서가 아닌 한 권의 시집으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이번 책에는 주석을 넣지 않고, 옛날 어투의 표현들을 모두 현대어로 바꿈으로써 동시대 독자를 반긴다.

또한 본래 일본어는 모두 붙여 쓰므로, 이상이 본고에서 띄어쓰기 없음을 의도했는지 알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기존에 번역, 소개된 같은 작품들에서는 생략된 띄어쓰기를 추가했다.

나아가 김해경에서 이상으로, 세로 조판에서 가로 조판으로, 가타카나에서 히라가나로, 1년의 연재 기간 동안 시의 내외부에 발생한 전환을 포착해 재현했다.

이처럼 이상이라는 형식에 압도되지 않고, 면밀히 고증하되 동시대 언어로 옮기는, 어떻게 보면 불가능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1년여간 두 명의 평론가와 읻다 편집부가 정기적으로 모여 역자와 함께 초고를 읽었고, 일본어 감수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번역을 완성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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