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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의미론
한국어 의미론
  • 최승우
  • 승인 2023.03.21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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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 외 13인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452쪽

우리는 왜 같은 말을 하면서 서로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까?

의미론이란 말 그대로 말의 의미를 따지는 일이다. ‘언어의 음운이나 통사 구조에 대해 말하기는 어려워도 의미는 웬만큼 다 알고 통하는 거지!’라고 자만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우리는 같은 말을 사용하면서도 서로를 겉돈다.

“내 말은 그게 아닌데….”라고 할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물론 가장 안타까운 일은 서로 오해한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다는 일이겠지만 말이다.

학계에서는 전혀 다른 이유로 의미론이 국어학의 핵심 분야에서 밀려나 왔다. 의미란 형태나 소리가 아니어서 시각 혹은 청각으로 지각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보니 추상적이고 포착하기 어려운 것으로 치부되었고, 의미론은 ‘언어학의 꽃’이라고 불릴 만큼 매력적인 학문임을 인정받음에도, 전문 연구자가 적고 언어학이나 국어학의 핵심 분야로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더 늦기 전에, 우리 말에 담긴 의미와 전달방법을 낱낱이 해제한 새로운 『한국어 의미론』이 나왔다. 14명의 국어학자들이 각 장을 맡아 써 완성도를 높이고, 시대성과, 적확성, 참신성을 풍부하게 반영한 적용 사례들로 채웠다.

국어학 전공생뿐 아니라 다양한 직업 현장에서 정확한 언어를 구사하고 말의 의미를 온전히 전달하는 데 관심이 있는 일반독자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이 책을 통해 소통하는 도구로서의 언어에 대한 인식의 장을 넓히고, 그동안 안다고 자부하면서도 깨닫지 못했던 풍요로운 말의 의미를 발견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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