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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개인전 「물속의 돌」
이단 개인전 「물속의 돌」
  • 신다인
  • 승인 2023.03.20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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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초대석
서울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4월 2일까지

이단 작가의 개인전 「물속의 돌」이 서울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4월 2일까지 열린다. 전시는 무료다. 작가는 다양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 유방암 생존자, 도시인, 유학생 등. 이번 전시는 작가의 다양한 정체성이 반영돼 있다. 특히, 암투병을 소재로 그 지난한 여정에 관객들을 초대한다. 「물속의 돌」은 사진, 비디오, 메일, 약 껍질 등 다양한 매체로 구성됐다.

어둡고 추운 전시장 2층에는 얇은 초록색 천에 작가의 전신이 인쇄돼 넘실거린다(‘해가 나면’). 총 8장의 천들은 작가의 치유되는 시간을 기록했다. 첫 천은 온몸에 털이 빠지고, 한쪽 가슴은 거무튀튀하다. 손톱 발톱들은 괴사해서 검게 물들었다. 다음 천은 가슴에 붉은 수술 자국이 나 있다. 점차 머리카락이 자라고, 가슴의 검은 멍울들도 차츰 사라진다. 새로운 손발톱이 난다. 관객들은 천과 천 사이를 거닐며 치유의 과정을 경험한다. 

해설 영상에서 작가는 “연대와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개인의 상처와 아픔을 공론화하며 연대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작가는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도움을 요청한다. 외로움이 다른 외로움에게 곁을 주면서 그렇게 더 나은 세상의 물꼬가 트일지도 모른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따뜻하다. 

신다인 기자  shi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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