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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부총리 불명예 퇴진
김병준 부총리 불명예 퇴진
  • 허영수 기자
  • 승인 2006.08.08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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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만에 중도하차 … 도덕적 결함을 ‘작은 티끌’로 비유


▲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제자 연구 실적 가로채기 의혹, 동일논문 중복 게재 등으로 도덕적 시비에 휘말렸던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 장관이 지난 7일, 취임한지 18일만에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김 부총리는 이임식 자리에서 자신의 불명예 퇴진이 “부덕해 일어난 일”이라고 표현하면서, 언론에 대해서는 강한 불만을 제시했다. 더욱이 그는 언론, 국회 교육위원회 등을 통해 제기된 논문관련 의혹과 도덕적 결함을 ‘작은 티끌’이라 표현하기까지 했다.

김 부총리는 “모든 것이 부덕해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지만 가슴 한 가운데 큰 아쉬움이 되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라며 “우선 스스로 더욱 엄격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며 작은 티끌 하나도 큰 과녁이 될 수 있음을 절감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언론과 관련 김 부총리는 “일부 특정 언론이 주도한 이번 일은 우리 언론사에 있어 부끄러운 부분의 하나로 남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치명적인 도덕적 결함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용인될 수 있는 ‘작은 티끌’ 때문에 자신이 물러나게 됐으며, 언론의 악의적 표현과 왜곡 보도로 피해를 입었다는 것.

그러나 제자논문 표절, 연구비 중복 수령 등과 관련한 언론의 보도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해도, 제자의 연구실적 가로채기 의혹, BK21사업 최종 결과 보고시 동일논문 중복 게재, 성북구청장 박사학위 부실 심사, 국회 교육위에서의 위증 의혹 등을 ‘작은 티끌’로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많다.

김 부총리가 ‘연구 관행’이라고 여기는 부분이 사실상 무엇보다 극복돼야 할 ‘관행’인데다, 김 부총리의 느슨한 잣대와는 달리 이미 학계는 ‘관행’이라기 보다는 ‘도덕적 해이’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떠나는 자리이기는 하지만, 교육부 수장으로서 그 누구보다 학자로서의 철두철미한 연구 윤리를 강조하는 것도 모자란 상황에, 자신의 과오를 ‘작은 티끌’로 비유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간 교육부가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사건’ 이후부터 줄곧 논문조작, 부실박사학위 수여, 연구실적 부풀리기, 논문 쪼개내기, 표절, 연구비 부당 집행 등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했던 것과도 궤를 달리한다.

대학과 관련, 김 부총리는 “시장의 힘과 활력을 대학으로 끌어들이고 싶었으며 교육부 수장으로서의 첫 약속을 상공회의소 회장단 등 경제인들과 잡고, 교육부 직원들에게 산업과 경제를 공부하자고 한 이유도 그 때문”이라며 ‘박제가 된 꿈’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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