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5:20 (금)
“치유·연결 유도하는 학술”…사회통합 위한 역할 강조
“치유·연결 유도하는 학술”…사회통합 위한 역할 강조
  • 조준태
  • 승인 2023.03.15 17: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3년 국내 주요 22곳 학회 이슈·전망
팬데믹으로 약해진 학회 네트워크 회복

올해 국내 주요 학회들은 코로나19를 거치며 약해진 네트워크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갈등과 불안이 깊어지는 한국 사회에서 학문 본연의 임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치유와 연결을 유도하는 학술연구를 이어나간다는 것이다. <교수신문>은 지난 1월 16일부터 31일까지 학회의 2023년 운영 방향과 추진 목표, 계획·전망을 조사했다. 총 22개 학회가 답변을 보내왔다.  

 

올해 국내 주요 학회들은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학문 본연의 역할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닥친 불확실성의 시대, 각 학회는 해법을 제시했다. 사진=픽사베이

 

사회 병리와 기후 위기·불확실성
탐구하고 성찰하는 인문학

한국교육학회는 오는 6월 학회 창립 7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를 연다. 교육 현장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불확실성으로 인한 교육학의 위기를 통감하며 “교육학의 학문 중심성을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 전했다. 그 방안으로 MOOC형 교육학 강좌와 맞춤 교육 프로그램을 제시했으며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윤리학회는 봄과 겨울, 학술대회를 준비 중이며 오는 여름 한중윤리학회를 기획 중이라 밝혔다. 인공지능 시대에 대응하고자 학회 내부의 네트워킹 강화와 함께 관련 학술단체와 공동연구를 추진할 것이라 답했다.

한국철학회는 이번 달 25일 정기학술대회를 앞두고 있으며, 오는 5월 한국철학자연합대회를 준비 중이다. 사회에 만연한 능력주의와 미래 불안에 초점을 맞춰 선언문 낭독과 함께 남북 철학, 70년 한국철학을 되돌아볼 것이라 밝혔다.

한국환경철학회는 기후 위기, 생물다양성 위기 등 여러 환경문제를 올해의 주요 고려사항으로 삼았다. “인류가 처한 위험 중 가장 발생가능성이 크고 파급효과가 큰” 환경문제를 극복하는 철학적·윤리적 실천 방안을 연구할 것이라 전했으며, 이번 달 25일 100회 맞이 기념 학술대회를 진행한다 밝혔다. 주제는 ‘환경철학의 성찰과 전망’이다.

한국미학회는 미학 연구 성과를 대중에게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 전했다. 타 학회와의 연합을 통해 추가 심포지엄도 열 예정이며, 학회 내 주제별 소그룹 학술모임을 장려하는 등 온·오프라인 학회 활동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한국역사학회는 국내 언론의 노골적인 당파주의를 문제시했다. 이와 함께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과 인문학이 존폐 위기에 놓였음을 강조하며 “언론의 공공성이나 교육 문제에 대해 감시자와 비판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오는 8월 학술 심포지엄을 열어 학문 수준의 질적 제고 또한 이루겠다고 밝혔다.

한국현대정신분석학회는 두 차례의 학술대회를 통해 라캉(1901~1981)의 『에크리』(1966)를 다시 읽고, 코로나19의 끝에서 한국 사회의 우울과 편집증을 탐구한다. 한국 사회의 각자도생 가치관, 물질화된 개인주의 성향을 지적하며 “홉스적인 사회 갈등, 다양한 사회 병리의 근본 원인 연구” 또한 전개할 것이라 전했다. 이를 위해 사회사업위원회를 만들어 대중 사업을 강화하고 임상지원과 전문가 양성에 힘쓸 것이라 답했다.

한국사회언어학회는 학회 성과의 공공성 제고와 국제화에 집중할 것이라 전했다. “인공지능·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사회 윤리 연구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답했으며, 네 차례의 학술지 발행과 스코푸스 등재를 준비 중이다. 2023년 선결 과제로 ‘사회 통합’을 꼽았으며 분열과 갈등에 대한 언어 연구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산학연 교류부터 차세대 인재캠프까지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 길을 찾다

대한수학회는 지역대학에서 축소, 변경되고 폐과되는 수학과의 현실을 짚으며 수학계 연구비 지원과 장기적, 안정적 연구활동을 보조하는 연구센터 및 수학연구소 설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 산업 현장에서 증대되는 수학의 역할에 발 맞추고자 산업수학 관련 교과과정을 새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설비공학회는 대학생,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제11회 HVAC 경진대회와 제5회 유튜브 콘텐츠 경진대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오는 6월과 11월 학술발표대회를 연다. “4차 산업시대와 연계된 산학연 융합 발전을 유도”하겠다 밝혔으며, 설비기술 전략로드맵 수립을 올해 핵심 이슈로 보았다.

한국콘크리트학회는 학술역량 강화와 학회원 서비스 향상을 목표로 삼았으며, 오는 5월과 11월 정기학술대회를 준비 중이다.

대한전기학회는 국내외 정치 상황으로 인한 에너지 안보 이슈를 주요 안건으로 보았다. 이에 대응 방안으로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와 국민이 납득가능한 전기요금 현실화를 학회 차원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비교공법학회는 “무엇보다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 제고가 중요”하다고 전하며 재난 관련 법제와 해양환경-에너지 문제를 올해의 대주제로 삼겠다고 답했다. 또한 노인을 비롯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안전과 자유가 공존하는 사회를 위한 합리적 인식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대한기계학회는 배터리, 우주항공, 국방 등 신수종 산업과 연계해 산학연 교류에 힘쓰겠다 밝혔다. 특히 산업체 요구 특별 강좌를 개설해 산업 애로 기술을 해결하는 교육 서비스를 전할 것이라 답했으며 비대면 디지털화된 한국 사회에 적합한 교육 프로그램 또한 개발할 것이라 전했다.

제어로봇시스템학회는 오는 6월 국내학술대회(ICROS)를 준비 중이며, 10월 국제학술대회(ICCAS)를 계획하고 있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학회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하며, 국가 R&D 구조를 조직적이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개선하는 방안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생화학분자생물학회는 차세대 과학인재를 양성하고자 오는 8월 ‘2023 글로벌 차세대 바이오 인재캠프’를 계획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국제 연구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한편, 국내 연구자들의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정부와 학회 간 소통 통로를 마련하고 생명과학 관련 법규를 보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국생산제조학회는 “러-우 전쟁, 미-중 갈등에 대응하는 국내 생산제조산업 대전환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 답했다. 또 정기 학술지와 학술대회 외 영문학술지를 새로 발간해 생산제조기술 분야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단절되고 소멸하는 한국 사회
관계의 빈틈 메우는 학술·발표

한국산업경영학회는 ‘지방시대를 선도하는 연구와 고찰’을 주제로 오는 10월과 12월 국제콘퍼런스를 계획 중이다. 특히 올해가 “인구 감소, 지방 소멸, 일자리, 대학 교육에 대한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답을 찾는 시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해외 인력 유입과 지역 산업 활성화를, 장기적으로는 육아와 사회 진출을 돕는 금융지원 제도 개편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한국형사법학회는 학회창립 66주년 학술대회와 형법제정 70주년 학술대회를 예정 중이며, 학회 내 커뮤니케이션 강화에 힘쓰겠다 밝혔다.

한국NGO학회는 현재 한국 사회가 “난제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논의보다는 입장과 반목만을 반복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다양성을 중심으로 하는 ‘다층적 거버넌스’를 상정해 개별적인 문제와 자원, 주체를 논의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학자와 시민사회 활동가가 함께 하는 포럼을 운영하겠다 전했다.

한국노년학회는 오는 5월과 11월의 정기학술대회 이외에도 하반기 서울국제노년학학술대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핵심 이슈로 성별, 세대별, 이념별 분절적 사회구조를 들었으며 세대연대를 중심으로 문제에 접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ICT를 활용한 노년기 향상 기술과 연금개혁 등 노후생활보장 방안 등을 들었다.

한국PR학회는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협력의 일환으로 오는 4월 부산 벡스코에서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할 것이라 전했다. 아울러 한국 사회의 단절 속 늘어나는 소외에 주목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통합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 유관 부처와 협력해 “관계의 빈틈을 메우고 치유와 연결을 유도하는 학술연구와 발표를 한 해 동안 이어나갈” 것이라 밝혔다.

조준태 기자 aim@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