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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부터 통일까지…자본주의 민낯을 들추다
기후부터 통일까지…자본주의 민낯을 들추다
  • 김재호
  • 승인 2023.03.1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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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출판 올해의 기대작

올해 출판계에서는 자본주의의 본질과 진화에 대한 비판적 학술서가 눈에 띈다. 자본에 의한 경제 불평등과 환경 오염의 문제를 철학·경제학·생태학·정책학의 관점에서 추적한다. <교수신문>은 지난 1월 16일부터 30일까지 국내 출판사의 올해 기대작을 조사했다.

 

왼쪽부터 『톱니바퀴와 괴물』(가제)의 지은이 다이앤 코일 케임브리지대 교수(공공정책), 『자본의 무의식』의 지은이 박현옥 캐나다 요크대 교수(사회학과), 『인류세의 자본주의』 의 지은이 존 벨라미 포스터 오리건대 명예교수(사회학과), 『자본을 읽자』의 공동 옮긴이인 진태원 성공회대 민주화자료관 연구교수(서양철학)이다. 사진=위키백과, 대학 홈페이지 등

우선 빅테크와 인공지능 시대를 탐구하는 에코리브르의 번역서 『톱니바퀴와 괴물』(가제)이 출간될 예정이다. 부제가 질문하듯, 경제학이란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하는지 분석한다. 프린스턴대 출판부에서 나온 이 책은 케임브리지대에서 공공정책을 연구하고 있는 다이앤 코일 교수가 썼다. 펜데믹부터 저성장과 경제 불평등, 기후 비상 사태까지 문제점과 그 안에서의 기회를 포착한다. 

 

국내 최초로 『자본을 읽자』 완역본이 그린비에서 나올 예정이다. 루이 알튀세르(1918~1990)와 그의 제자들은 심층 세미나를 통해 『자본을 읽자』(1965)를 완성했다. 이 책은 공동체적 평등의 기반 위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다시 성찰하도록 할 것이다. 진태원 성공회대 민주화자료관 연구교수(서양철학), 김은주 연세대 교수(철학과), 정치철학 연구자 배세진 박사, 안준범 성균관대 강사가 번역에 참여했다. 진 교수는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를 이해하는 혁신적인 길을 열어주었으며, 현대철학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자본주의와 생태계 문제에 천착해온 존 벨라미 포스터 오리건대 명예교수(사회학과)의 『인류세의 자본주의』도 주목된다. 그는 세계화된 자본 축적 시스템이 인류가 자신의 둥지를 더럽히도록 유도했다고 비판한다. 한길사에서 번역·출간될 이 책은 세계자본주의가 지구 환경에 미친 영향을 이론적, 역사적, 실천적 차원에서 탐구한다. 

 

박현옥 캐나다 요크대 교수(사회학과)는 남북한이 이미 통일됐다고 주장한다. “남북한은 이미 자본에 의해 트랜스내셔널 코리아 형태로 통일되었다.” 그는 이번 달에 천년의상상에서 출간 예정인 『자본의 무의식: 자본주의의 꿈과 한민족 공동체를 향한 욕망』에서 이같이 적었다. 박 교수는 남한·북한·중국 북동부 세 지역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와 지구적 자본주의의 변동에 대해 분석한 이론을 함께 엮어낸다. 특히 탈냉전 시기 글로벌 자본주의가 영토 국가의 경계를 넘어 사회적 삶의 영역에서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를 대담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추천의 글을 쓴 고병권 박사(서울과기대 강사)는 “감히 말하건대 나는 2000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성격에 대해 이만한 분석을 만나본 적이 없다”라며 “통일이 하나의 영토 국가를 이루는 방식이 아니라 남한과 북한, 중국에 걸쳐서 함께 일어났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한인들은 이미 ‘시장 유토피아’와 ‘조선족·북한 이주노동자’라는 두 가지 의미에서 긴밀히 통합된 사회적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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