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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피부 같은 압력센서…신축성 좋아 로봇에 활용
악어 피부 같은 압력센서…신축성 좋아 로봇에 활용
  • 김재호
  • 승인 2023.03.10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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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울산대 공동 연구진 개발
재활치료·헬스케어용 전자피부에 응용

최근 포스텍·울산대 공동 연구진이 악어의 피부를 닮아 신축성이 높은 압력센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재활치료나 헬스케어, 의족·의수, 로봇 등에는 다양한 감각 감지가 가능한 전자피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신축성을 가진 압력센서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지난달 28일 포스텍에 따르면, 조길원 포스텍 교수(화학공학과), 이기원·손종현 박사 연구팀은 이승구 울산대 교수(화학과) 연구팀과 함께 압력센서에 마이크로돔 구조와 주름진 표면 구조를 도입함으로써 여러 방향에서 신축 가능한 압력센서를 개발했다. 악어 피부의 독특한 감각기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주로 물속에서 생활하는 악어는 물결의 작은 움직임을 피부로 인식해 먹이가 움직이는 방향을 찾아간다. 이같이 수면의 미세한 흔들림을 정확하게 인지하기 위해 악어는 고도로 발달한 민감한 피부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다. 이 감각기관은 악어가 움직이면서 발생하는 피부 표면의 변형에도 높은 민감도를 유지한다. 

악어의 피부 감각기관은 압력을 감지할 수 있는 규칙적인 반구 형태의 감각 돌기와 그 사이에 주름이 있는 접힘(hinge) 부위로 되어 있다. 덕분에 악어가 몸을 움직여도 돌기 사이에 있는 접힘 부분만 변형돼 돌기 위의 감각 감지부는 기계적 변형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악어는 물속에서 움직이면서도 외부에서 가해지는 피부 자극을 민감하게 인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런 악어 피부의 감각기관을 구조적·기능적으로 모사해 고분자 탄성체 내부에 긴 은나노와이어와 짧은 은나노와이어가 선택적으로 들어간 미세 주름과 반구형 구조를 가진 고분자 탄성체를 제작해, 높은 신축성을 지니는 압력센서를 구현했다. 지금까지 소개된 압력센서는 기계적 변형이 없는 경우에는 높은 민감도를 보이지만, 센서가 변형되면 압력에 대한 민감도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에 개발된 센서 소자는 늘어나도 높은 압력 민감도를 유지한다. 또한, 한 방향뿐만 아니라 동시에 두 방향으로 당겨진 경우에도 압력에 대한 높은 민감도를 유지했다. 이는 센서 표면에 존재하는 미세 주름 구조 때문이다. 센서가 외부의 기계적 힘을 받게 되면 이 주름 구조가 펴지면서 압력감지부 역할을 하는 반구형 감지부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개발된 소자는 한 방향으로는 100%, 두 방향으로는 50%까지 늘어날 때도 압력에 대해 높은 민감도를 나타냈다.

 

조길원 포스텍 교수(화학공학과)와 이승구 울산대 교수(화학과) 연구팀이 이번 연구결과를 이끌어냈다. 사진=포스텍

연구팀은 개발된 신축성 압력센서를 이용해 다양한 종류의 웨어러블 소자로 응용했다. 또한, 이 소자를 모형 악어에 부착해 수면파의 변화를 측정하며 인공 악어 감각기관을 구현했다. 조길원 교수는 “이 압력센서는 웨어러블 타입의 압력센서로서 센서가 늘어나도 다양한 종류의 압력을 효과적으로 감지했다”라며 “앞으로 인공 보철에 사용되는 압력센서, 소프트 로보틱스의 전자피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휴먼-머신 인터페이스 분야에 두루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권위지 『스몰(Small)』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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