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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예항/짐승들의 유희
오후의 예항/짐승들의 유희
  • 최승우
  • 승인 2023.02.28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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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 지음 | 박영미 옮김 | 문학과지성사 | 380쪽

우리 세 사람 모두, 아주 친했어요.
알아주시는 거죠?

문제적 작가 미시마 유키오
화려한 문장으로 엮어낸 탐미적인 세계

질투도 증오도 사랑의 갈등도 없는, 말하자면 그런 이야기가 될 만한 감정이 모두 퇴색된 곳에 남은 인간의 기묘한 편안함이 그려져 있다. - 사토 히데아키 (문학 평론가)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오후의 예항/짐 승들의 유희』가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82번으로 출간되었다.

『오후의 예항/짐승들의 유희』는 미시마 유키오가 60년대 초반에 쓴 장편 소설 2편을 한 권으로 묶은 것으로, 더욱 성숙해진 미시마 유키오의 문 학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양품점을 이어받아 운영하는 어머니 후사코와 함 께 사는 소년 노보루, 그 두 사람 앞에 이등항해사 류지가 등장하고 그는 곧 후사코와 가까워지게 된다.

바다를 동경하는 노보루는 항해사인 류지가 대단한 일을 할 것이라 기대하지만 정작 류지는 그 기대를 배반하는 선택을 한다(「오후의 예항」).

긴자에서 도자기 상점을 운영하는 잇페이는 후배 고지에게 자신의 난잡한 사생활을 털어놓으며, 아내 유키가 질투를 하지 않는 유별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고지는 본 적도 없는 유키를 사랑하게 된다. (「짐승들의 유희」) 이처럼 자신이 천재라고 생각하는 소년, 퇴폐적인 사생활을 영위하는 남자와 그의 아내를 사랑하는 젊은 남자 등 결코 평범하지 않은 등장인물들이 만들어가는 탐미적인 세계를 작가는 고유의 강렬한 문장으로 거침없이 그려낸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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