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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는 고민중 … 기업을 어떻게 끌어낼까
울산대는 고민중 … 기업을 어떻게 끌어낼까
  • 권영순 울산대
  • 승인 2006.07.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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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논평

▲권영순 울산대 산학협력단장 ©
울산대는 1990년부터 산학협력 사업을 추진하였다. 당시 대학으로서는 앞선 행보였다.  1991년 중소기업 전문연구소를 개소하여 중소기업과의 공동기술개발 사업을 대학 최초로 시작하여 지금의 중소기업청의‘산학연 지역컨소시움 사업’의 모체가 되었으며, 대학 최초로 학내에 창업보육센터를 건립하였고, 2000년에는 산학협력 사업의 중심 건물이 산학협동관을 건립하는 등 빠른 행보를 해왔다.

울산이 한국 최대의 산업도시라는 점도 울산대가 산학협동 사업을 앞서 추진할 수 있는 좋은 배경이기도 하다. 근래 울산대는 산학협동 사업에 대한 깊은 숙의에 잠겨있다. 다시 근본의 문제를 되새김하고 있는 것이다. 산학협동의 목표와 목표를 이루기 위하는 방안과 로드맵은 무엇인가. 또한 울산대의 역량은? 이러한 숙제를 위하여 3개월전부터 위원회를 조직하여 거듭 회의를 하여도 아직은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한국 산학협동의 문제점은 모두가 지적하듯이 관주도로 진행되고 있어 기업의 참여율이 낮다는 것이 그 첫 번째일 것이다. 외국의 연구단지나 클러스터를 보아도 대학을 중심으로 한 민간주도형이다. 대학을 중심으로 한 참여정부의 지역혁신체제 구축 모델의 발상은 훌륭하지만 그 내용면에서 원래 의도를 얼마나 충족하는가는 의문이다.

대학과 기업이 스스로 만나 공동연구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는 소프트웨어 지원을 하는 게 정부에겐 더 유효하지 하지 않을까 한다.

지역 산업의 발전 모델을 구축하고 지역 전략산업을 선정하는 등 과거와 달리 지자체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으며, 또 실제 구제척인 지역 혁신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지자체는 대학과의 긴밀한 네트워크 체제를 구축하지 않고
있다. 대학을 연구비 수혜 대상으로 보는 관성에서 빨리 벗어나 산학협력의 추진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각기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대학에 대한 기업의 괴리감과 불신이다. 중소기업은 연구인력이 전무한 상태라 대학에 접근하기 어려운 현실이고, 대기업은 시의적절한 현장연구를 원하는 반면 대학은 아직도 학문 중심으로 돌아간다. 1990년 울산대가 산학협동을 시작할 때 지금 즈음에는 어떤 형태로는 해결이 되리라 기대했던 문제가 아직도 해소될 기미가 적어 보인다.

 
이런 벽을 넘기 위해서는 기업과 대학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히 필요하다.기업은 대학에서 양성된 인력의  현장 적응력이 낮다고 불평이지만 대학으로서는 한 기업, 한 부서를 위한 특별한 교과과정을 양산할 수도 없고 맞춤형 인력양성 사업은 결국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공동연구과제 수행, 현장학습제도의 정착, 인턴제도, 임직원 강사 파견, 교과과정 공동운영 등 다양한 사업의 참여만이 진정 기업이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방안인 것이다.

대학도 이러한 사업 추진을 위한 지원체제를 강화하고, 이를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많은 대학이 산학협력단을 개소하였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대부분은 연구비 처리 중심의 부서와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에서야 기술이전 사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전문화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라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기업과의 산학협동 매뉴얼도 대기업, 중기업, 소기업을 나누어서 만들어야 할 것이며, 산학협력 전담교수를 적극 채용하여 기업과의 친밀성도 높여야 할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설문조사는 산학협력 애로요인으로 ‘대학과 기업 간의 목적 차이’, ‘교과과정 문제’, ‘대학 정보 부족’, ‘인센티브 부족’, ‘기업 준비 부족 부담증가’, ‘산학 기술 격차’ 등을 제시한다. 수요자 중심의 산학협동을 요구하는 기업의 목소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통계인 셈이다.

많은 대학이 수요자 중심의 산학협동시스템으로의 전환를 시도하고 또 선언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그렇게 쉽지 않다. 지금 울산대의 고민이 바로 이 수요자 중심 산학체제이며, 실제 구현할 수 있고 매우 실제적인 산학협동의 모델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는 또한 한국 대학 모두의 고민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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