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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최승우
  • 승인 2023.02.07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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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 뉴트랜스레이션 편역 | 252쪽 | 다상출판사

내가 아는 지식은 누구나 알아낼 수 있지만, 내 감성은 나만의 것

1774년 출간되자마자 젊은 세대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이 소설은 2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의 독자를 사로잡는 베스트셀러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괴테는 23세 때 약혼자가 있는 샤를로테 부프라는 여성을 사랑했으나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에 낙심한다. 그 시기를 같이하여 예루살렘이라는 이름의 그의 친구가 남편이 있는 부인을 사랑하다가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권총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괴테는 자신의 생생한 실연 경험과 친구의 자살 사건을 엮어 이 격정적인 소설을 완성했다. 소설은 절친한 친구에게 자신의 심경을 편지로 고백하는 형식이며, 총 82편의 편지를 실었다.

괴테가 여느 시인과 다른 점은 작가 자신과 작품이 일체를 이룬다는 점, 인간의 내면세계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특별한 능력을 갖췄다는 점, 그리고 허구와 진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독자를 고백의 대상으로 끌어들이는 천재적인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그는 시인이라는 존재는 궁극적으로 고백자일 수밖에 없다고 믿었다. 그런 면에서 그는 가장 위대하고 순수한 고백자였다. 그렇다면 괴테의 위대함은 무엇일까? 바로 뛰어난 자아실현 능력이다. 

괴테의 삶은 ‘관용’으로 정의 내릴 수 있다. 그에게 관용이란 그저 사물을 너그럽게 이해하는 수동적 자세가 아니라, 솔직하게 열린 태도로 포용하는 자세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그는 자신의 타고난 통찰력을 신뢰했기에 타인의 모순된 의견에 아무렇게나 동조하지 않았다.

그는 일체의 세계, 인간, 사물을 진정으로 사랑한 우주적 인간이었다.
게다가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그가 이뤄낸 대부분의 위업이 여가 시간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그는 바이마르 공국의 여러 공직을 거친 뒤 재상에 올라 10여 년간 국정을 운영하였다.

괴테는 특히 어머니에게서 특수한 성격적 재능을 물려받았는데, 그녀는 자기 삶을 최대한 즐겼고, 불쾌한 것은 깡그리 무시해버릴 줄 아는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였다. 괴테는 어머니로부터 이러한 재능을 물려받았음을 시에서 적고 있다.

‘나의 외양은 아버지가 물려주신 것,
삶의 거름이 되는 성실함도 그분이 주셨네.
그리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나의 어머니
너그러운 관용과 이야기를 꾸며내는 재능은 모두 그녀가 주셨네.’

그리고 괴테는 자신의 진짜 알맹이, 즉 감성에 대해 그는 이렇게 적고 있다.

“그는 나의 감성보다는 내 지식과 재능을 더 높이 평가한다네. 하지만 내 감성은 내가 자부심을 느끼는 유일한 것으로, 모든 에너지와 행복, 그리고 모든 불행의 원천이네. 아, 내가 아는 지식은 누구나 알아낼 수 있지만 내 감성은 나만의 것이라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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