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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열린연단 ‘오늘의 세계’ ⑤ 임현진 서울대 명예교수(사회학과)] 최근의 세계는 인류의 화합과 공존보다 갈등과 분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구촌’이 ‘약탈로 가득 찬 지구’에 다름 아니라는 비판이 나온 지 이미 오래다. 신자유주의를 앞세운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지구 곳곳에서 문화충돌, 종교 대립, 민족 갈등, 인종 분쟁, 식량 갈등, 난민 봉쇄 아래 전쟁, 폭력, 테러가 끊이지 않았고 빈곤, 기아, 압제가 심화되었다. 특히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세계화는 지구 가치사슬의 혼란과 함께 흔들리고 있다. 작금의 전 지구적 경제, 자원, 환경 등 복합적 메가위기에 따른 불안과 혼란은 국가의 복귀와 사회의 위축 아래 시장이 갈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세계화를 국가 발전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냉철히 인식해야 한다. 국제 무대에 참여하지 않으면 번영은커녕 생존조차 할 수 없는 것이 작금 세계사의 거역할 수 없는 조류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늘날 개방·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중국과 베트남의 발전과 그렇지 못한 북한과 쿠바의 저발전은 과거 외부로부터의 도전에 대한 내부의 응전이 갖는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우리도 1890년대 개항, 1910년 식민지화, 1945년의 해방, 1997년 외환 위기, 2007년 경제 위기 당시의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작금 이루어지고 있는 세계화라는 거대한 지구인류적 변환에 대해 선취적이고 전향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네이버 열린연단 ‘오늘의 세계’ | 최승우 | 2023-07-14 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