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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리부트 시대, 다시, 고정희
페미니즘 리부트 시대, 다시, 고정희
  • 최승우
  • 승인 2023.01.31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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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희 외 17인 지음 | 소명출판 | 677쪽

1991년 갑자기 세상을 떠난 고정희 시인에 대한 연구는 2011년 20주기, 2021년 30주기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확장되어 왔다. 어느새 사후 30여 년이 지난 고정희에 대한 연구는 현대시, 국문학 연구를 넘어 여성학, 사회학, 문화학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2015년 이후 페미니즘 리부트 시대를 맞이하면서 고정희 시와 문학은 물론 고정희가 남긴 유산에 관심을 가지는 젊은 연구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 책은 바로 그 결실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고정희 20주기 학술대회 때 발표한 연구자들이 국문학과 영문학계 등을 이끌어나가는 원로이자 중견 연구자의 위치에 이르렀다면 고정희 30주기에 발표한 젊은 연구자들은 소장 연구자로서 고정희 연구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고정희를 기리고 고정희 문학을 기억하는 연구자들이 모여 진행한 20주기 학술대회와 30주기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들을 추려 18명의 연구자가 함께 마음을 모아 고정희 사후 30여 년 만에 고정희 연구서를 드디어 출간하게 되었다.

3부에 걸쳐서 총 18편의 논문을 모아 놓고 보니 고정희 연구사의 흐름과 성과를 개관할 수 있었다. 고정희 연구가 특정 세대에 갇히지 않고 오히려 최근으로 올수록 젊은 세대의 연구자들에 의해 새로운 관점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은 무엇보다도 고무적이다.

1991년 여름, 고정희 시인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뜬 지 30년이 넘었지만 고정희 시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렬하게 우리의 마음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고정희 시와 문학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젊은 연구자들과 독자들에 의해 앞으로도 고정희 시는 더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고 공감을 얻을 것이다. 시인이 꿈꾸었던 세상은 아직 요원하지만 그 꿈을 이어받아 꾸며 실천의 자리로 나아가는 사람들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도 고정희의 시는 더 많이 읽히고 기억될 것이다. 고정희 시에 응답하는 “마주 잡을 손 하나”가 끊임없이 이어지며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지치지 않는 연대를 이어갈 수 있을 거라는 바람을 이 책에 실어 본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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