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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습은 카훗, 토론은 소크라티브…나의 에듀테크 활용법
복습은 카훗, 토론은 소크라티브…나의 에듀테크 활용법
  • 황지원
  • 승인 2023.02.01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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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시대, 최고의 강의⑱ 황지원 서울시립대 교수

 

황지원 교수가 '소크라티브'를 활용해 학생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황지원

2020년 이후 2년간의 온라인 강의 시기를 거쳐 2022년 비로소 대면강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코로나로 대학 강의가 혼란을 겪었던 시기 대학의 교수학습개발센터장을 맡아 고생했던 나에게, 2022년 ‘이제는 수업을 정상화한다’는 표어는 다행스럽게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 지난 2년의 온라인 강의는, 그 노력과 성과들은 단지 비정상이었던 걸까?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논의하는 시기에 코로나를 벗어난 정상화 논의에 딴지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렇게 2년을 힘들게 고생했다면, 이제 끝났으니 2년 전으로 돌아가자고만 외칠 것이 아니라, 그 2년이 앞으로의 대학교육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나의 2022년 강의는 이러한 고민의 연속이었다.

코로나 이전 강의에서 내가 시도했던 다양한 방법들과 더불어, 코로나 시기 습득한 온라인 기반의 수업 방법과 학생들의 활용 사례들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으로 수업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학생의견 수렴해 강의‧평가방식과 결정

초기에 수업의견서를 받는 교수들은 많다. 필자는 조금 더 나아가서 수업운영 방법이나 평가 방법 등에서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한다. 학생들에게 자신이 강의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 위함이다. 강의식, 토론식을 학생이 결정하도록 하고, 보고서, 시험, 오픈북 시험을 학생이 선택하도록 한다. 강의에 대한 의견은 수시로 받아들이고, 대부분의 경우 학생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황지원 교수는 한 학기 강의를 운영하는 데 있어 학생들을 참여시켰다. 화면으로 보이는 강의안내서에는 학생들의 의견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됐다. 사진=황지원
황지원 교수는 한 학기 강의를 운영하는 데 있어 학생들을 참여시켰다. 화면으로 보이는 강의안내서에는 학생들의 의견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됐다. 사진=황지원

또한, 수업에 들어오면서 항상 개인 디바이스를 온라인 상태로 두도록 한다. 에듀테크 앱들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학생들에게는 필자가 강의하는 동안에도 자유롭게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을 안내하였다. 

교수는 전문가이지만 항상 옳은 이야기만 한다고는 할 수 없다. 학생들에게 내 말이 의심스러우면 언제든지 검색하고 질문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수업 중에도 궁금한 내용을 찾아보며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하게 되었다. 우리는 강의실에서만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세상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강의실에서는 학생들이 교수의 말만 듣고 있기를 기대한다. 그런 편견을 깨기 위한 첫 과정이었다.

“외국 학생처럼 질문해”보다는 패들렛

온‧오프 수업에서 에듀테크 기술들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한다. 단지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으로’ 활용하도록 노력한다. ‘에듀’가 중요한 것이지 ‘테크’가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로 활용하는 앱으로는 카훗, 패들렛, 소크라티브 등이 있다.

카훗 퀴즈는 수업의 전반부에 퀴즈로 활용한다. 게임형 학습을 통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지난주 수업의 복습이 가능하도록 문제를 출제하여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한다. 매주 지난 수업을 퀴즈로 복습하는 셈이다. 카훗의 또 하나의 장점은 개별 결과가 제공된다는 것인데, 점수가 낮은 학생들에게는 별도로 연락을 취해 지난 학습에서 성취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반드시 확인한다. 

황지원 교수는 수업 전분부에 '카훗'을 통한 퀴즈로 학생들의 복습을 유도했다.. 수업 동안에는 학생들이 익명을 활용해 질의하도록 '패들렛'을 썼다. 왼쪽 사진은 '카훗'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화면이고, 오른쪽 사진은 '패들렛'을 활용해 질문을 받는 화면이다. 사진=황지원
황지원 교수는 수업 전분부에 '카훗'을 통한 퀴즈로 학생들의 복습을 유도했다.. 수업 동안에는 학생들이 익명을 활용해 질의하도록 '패들렛'을 썼다. 왼쪽 사진은 '카훗'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화면이고, 오른쪽 사진은 '패들렛'을 활용해 질문을 받는 화면이다. 사진=황지원

패들렛은 ‘익명성’을 최대한 활용한다. 우리 학생들은 질문하기를 부끄러워한다. 너희도 외국 학생들처럼 자유롭게 질문하라고 강권할 것이 아니라, 질문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익명의 게시판이 생기고 나니, 직접 묻기 어렵거나 질문하기 부끄럽다고 생각하던 내용에 대해서도 질문이 활발해졌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과의 소통 창구를 다변화할 수 있었다.

소크라티브는 토론 수업의 첫 머리에 활용하였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생각을 개진해야 하는 수업에서 소크라티브를 활용하여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었다. 일례로 학창시절 학생으로서 인권을 침해받았던 경험에 대해서 앱을 통해 익명으로 공유하도록 했다. 말하기 어려웠던 경험이 쏟아졌고, 흥미로운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비대면 수업, 안내는 확실하게 결과는 투명하게

코로나가 피크였던 2020년에 정책과제를 수행한 적이 있었는데, 학생들이 선호하는 비대면 강의는 안내를 사전에 명확하게 해주는 강의였다. 강의에서 수행할 일들, 혹시 학생들이 체크해야 할 사항들을 명확하게 수시로 안내하였다. 특히 카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하여 학생들의 즉각적인 확인을 도왔다. 수업 중에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고, 못 지킬 상황이 되면 지연에 대한 안내를 반드시 제공하였다. 강의 초기 구글설문지로 학생들의 의견을 수합해 강의 운영 안내 파일을 만들어 제공하고 두 번째 시간에 설명하고 공유했다.

황지원 교수는 학생들의 성적에 대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설명과 이의 제기에 대해 안내를 했다. 사진=황지원

필자는 학부 재학시절에 내 학점에 대한 안내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 납득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수업 중 실시하는 평가에 대해 확실하고 투명하게 결과를 제공한다. 중간이나 기말보고서에 대해서 약 2페이지 정도의 수행 안내문을 제공하고, 지난 학기의 좋은 과제도 샘플로 제공한다. 그리고 평가 기준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안내한다. 평가가 끝나면, 어떤 기준으로 학생이 해당 점수를 받게 되었는지를 개별 문자로 상세히 안내하고, 별도로 어필하는 시간도 제공한다. 평가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것은 학생의 권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성 다한 피드백이 학생을 성장시킨다

학기 초 개별적 연락을 할 것임을 안내하고, 혹시 불편함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다른 방법을 선택하도록 한다. 수업 운영 중 4~5회 정도의 개별 연락과 대화를 나눔으로써, 학생 개인의 상황에 대해서 최대한 이해하도록 노력한다. 교육이란, 내용적인 전달도 중요하지만, 학생의 상황에 대한 최선의 이해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도교수보다도 더 관심을 가져주어 “고맙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었고, 타과 학생들이지만 강의 수강 이후에도 연락하며 지내는 학생이 많아졌다.

또한, 강의에서 피드백은 정말 중요하다. 보고서에 대한 안내를 하면서도 미리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학생들에게 안내한다. 피드백의 원칙은 학생들이 노력을 기울인 만큼 교수도 노력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글이 누군가에게 정성들여 읽히는 경험을 한 학생들은 이후에도 글을 허투로 쓰지 않는다. 너무 많은 분량의 피드백으로 강의 중에는 어깨가 성할 날이 없지만, 음성녹음을 활용해서라도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런 피드백이 진정으로 학생을 성장시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황지원 교수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학생에게 피드백을 제공했다. 사진=황지원

대면 수업서도 동영상은 제공해야

온라인 강의가 학생들에게 인기 있었던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중요한 내용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면으로 강의를 진행하더라도 반복학습이 필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동영상을 제공하여 학습 진행을 도왔다. 또한 중간평가 이후 성적이 낮으면 과목 자체를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중간평가에 대한 보완과제를 두어 학습 지속을 독려했다.

이상이 필자가 강의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법 혹은 원칙들이다. 흔히 미래 교육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수업에서 구현하지 못했던 것들을 구현하는 데 도전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시행하지 않던 것들을 구체적으로 실천한다는 데에 성찰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필자에게 강의평가는 다음 번 강의를 위한 피드백의 의미가 가장 크다. 교수자라면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서 자신의 강의를 바꾸기 위한 도전을 하고, 결과를 성찰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러한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필자의 작은 경험이 어떤 교수자에게는 해볼 만한 좋은 팁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황지원 서울시립대 교육대학원 교수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교육사회’, ‘교육조사방법론’, ‘지역사회교육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부임 이후 매년 강의우수교수로 선정되었으며, ‘화상강의 사용 방법’, ‘온라인 수업 상호작용을 높이기 위한 교수방법’ 등의 교수법 특강을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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