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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폴리텍’ 유명세…평생교육 강화 형태도
4년제 ‘폴리텍’ 유명세…평생교육 강화 형태도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6.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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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는 어디로 가는가 3. 선진 외국의 직업교육체제

선진 외국의 고등직업교육체제는 이미 중등단계에서 고등단계로 상향 조정됐다. 주요 선진국의 고등직업교육기관은 유럽지역은 직업세계의 다양화·고도화 추세에 발맞추어 1년 ~ 4년 과정까지 다양한 과정을 둔 ‘폴리테크닉’ 형태로 업그레이드됐다. 반면, 북미지역에서는 평생교육을 강화한 지역사회대학(Community College)이 발달돼 있다. 일본, 프랑스는 특성화된 소규모 ‘전문학교’가 돋보인다. 특징은 초급대학 수준이었던 많은 고등직업교육기관들이 수업기간이 연장돼 학사 및 석사 이상의 교육을 수행하고 있고, 유럽지역에서는 학술연구와는 별도로 직업교육트랙이 형성돼 뚜렷이 구분되는 등 고등교육이 이원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학위과정을 비롯해 비학위과정, 전일제와 파트타임제 등 과정이 다양하다. - 편집자

4년제 일반대학이 세계적으로 비슷한 구조와 형태를 갖고 있다면, 고등직업교육기관은 그 나라마다 형태가 조금씩 다르다. 설립주체나 교육수준, 학생의 구성, 학위수준, 수업연한, 학사운영 등이 제각각이다.

주요 선진국의 고등직업교육기관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1년~4년제 ‘폴리테크닉’과 2년제 지역사회대학(Community College), 특성화된 직업 전문학교 등이다.

우선 폴리테크닉 형태는 주로 유럽지역의 나라에서 발달됐다. 영국과 핀란드, 독일이 대표적인 예다. 학술이론 중심의 4년제 일반대학에 대응되는 형태로 실무중심대학이다. 학사학위는 물론 대학원과정까지 개설돼 있으며, 1년 단기과정부터 4년 과정까지 다양한 학사운영이 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일제는 물론 시간제도 병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직업교육시스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던 독일의 고등교육기관은 일반대학과 기술전문대학인 Fachhochschule으로 구분된다. 일반대학이 74%, 기술전문대학이 26%를 차지하고 있다. 기술전문대학의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장근무경력이 2년 이상이고 박사학위가 있어야 임용될 수 있다.

독일도 처음에는 우리나라의 전문대처럼 2년제로 운영되다가 실습과 현장학습이 강조되면서 수업연한을 늘려 4년제 이상으로 전환했다. 직업과정은 석사학위까지 받을 수 있다.

영국은 더 적극적이다. 지난 1992년 내각의 결정으로 2~4년제 폴리테크닉을 ‘대학’으로 명칭을 바꾸고 대표적인 직업중심대학으로 일반대학과 동등한 위상을 갖췄다. 주로 기술이나 직업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모듈형태의 조합으로 전공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산업체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맺고 있고, 직장인을 위한 시간제 운영도 많다. 현장실습학기 운영이 필수로 운영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핀란드는 폴리테크닉의 전형으로 꼽힌다. 핀란드의 고등교육기관은 일반대학과 기술전문대학인 폴리테크닉으로 나뉜다. 2백50개의 후기 단기 중등교육기관을 통폐합해 승격시켜 현재 29개의 폴리테크닉을 만들었다. 학사학위는 물론 석사학위까지 수여할 수 있다.

지역사회대학(Community College)은 주로 북미지역의 나라에서 선호하는 형태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발달돼 있는데, 초기에는 단기 직업교육에 초점을 뒀지만 평생학습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평생교육 기관화됐다. 고교 과정부터 직장인, 일반 성인까지 포함하는 열린 교육체계를 지향한다. 4년제 일반대학의 편입을 위한 대학예비학교 기능도 크다. 미국은 초기부터 고등직업교육을 대학체제 내에서 수용하고 있다.

캐나다는 지역사회대학을 비롯 직업 전문학교(Career College)뿐 아니라 종합단과대학(University College)도 있다. 종합단과대학은 2~4년제 과정으로 폴리테크닉의 성격이다. 준학사와 학사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전통 있는 ‘직업 전문학교’를 고수하는 형태도 있다. 프랑스와 일본이 대표적이다.

프랑스와 일본은 단일 전공을 중심으로 특성화된 형태의 ‘전문학교’를 운영하는데, 프랑스의 전문학교는 디플롬 학위가 수여된다.

일본은 1~5년제의 전수학교와 2~3년제의 단기대학을 들 수 있다. 전수학교는 1~2개 학과 중심의 소규모 실무중심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단기대학은 여성중심(80%내외)의 교양및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단기대학 졸업자와 5년제 고등전문학교(중등·고등연계) 졸업자의 계속 교육을 위해 학사학위 과정인 ‘전공과’(2년제)를 두고 있다. 기존의 전문대학 형태의 교육기관을 두고 계속 교육 기회를 연계한 모형이다.

주요 선진국의 사례에서 눈여겨 볼 점은 직업교육이 △ 중등단계에서 고등단계로 이미 상향 조정되고 있고 △ 전일제와 파트타임제 운영 등 직장인과 성인을 위한 평생교육체제가 강화되고 있으며 △ 학술연구트랙과 뚜렷이 구분되는 직업교육트랙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의 직업교육 동향을 줄곧 연구해 온 이정표 한양여대 교수는 “고등직업교육은 다양하고 유연한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역 특성에 따라 평생교육을 강화하는 ‘지역사회대학’이 필요한 곳도 있고, 우수한 인프라 시설을 갖춘 공업계열의 경우에는 폴리테크닉형태의 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문대학은 2~3년제 과정이 개설돼 있고, 지난 1998년부터 전공심화과정이 개설됐다. 그러나 전공심화과정은 학사학위가 수여되지 않는 1년 이하의 단기과정으로 운영돼 직장인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 전문대학 전공심화과정을 학사학위 과정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4년제 일반대학에서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현실에서 전체 고등교육체제의 개편 논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교육부는 제2차 국가인적자원개발기본계획에서 학제개편을 위한 공론화를 제기하고 고등교육체제의 개편도 학제개편과 함께 논의할 방침이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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