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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응신탱, “뛰어난 공간감과 품격높은 필치”
32응신탱, “뛰어난 공간감과 품격높은 필치”
  • 이은혜 기자
  • 승인 2006.06.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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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조사: 한국 최고의 불화

고려 수월관음도(일본 대덕사) ★★★★★★★★★★
도갑사관세음보살삼십이응신탱 ★★★★★
화엄사영산회괘불탱 ★★★★

한국의 대표적 불화로 10명의 미술사가들은 수월관음도를 꼽았다. 고려시대 불화의 정수를 나타내는 것으로 자비의 화신이 중생의 갖은 고난에 대처해 구제하고 안락의 세계로 인도한다는 상징성을 지닌다. 특히 대덕사소장은 “군상의 묘사가 독특하고 뛰어난” 것으로 추천되었다.

도갑사관세음보살삼십이응신탱은 “고난에 처한 중생들을 구제하는 종교화로서 뿐만 아니라, 당시 최고의 산수화로서도 손색없는 작품”으로 조선전기의 대표적 불화로 총 5명이 추천했다. 상단에 2여래가 연꽃위에 앉아있고, 좌우에 5여래씩 시방세계를 대표하는 10여래가 배치돼있다.

중앙에는 커다란 암반에 관세음보살이 앉아있고 배경에 월출산의 장엄한 암봉들이, 하단에는 중생들을 구제하는 장면들이 가득하다. 특히 주목할 것으로는 암산이나 나무의 묘법이 조선초기의 산수도에서 보이는 양식적 특징을 나타내고 있을 뿐 아니라, 매우 품격높은 필치를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자실 作 ‘도갑사관세음보살삼십이응신탱’, 235.0×135.0㎝, 비단에 채색, 1550년, 일본 知恩院. ©

또한 둥그스름하면서도 갸름한 관세음보살의 얼굴, 좁은 콧등, 양옆에 조그맣게 튀어나온 콧밥, 작고 도톰한 입술 등에서 조선초기 불화의 특징을 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중국의 관음32응신도상에 근거하면서도 “거대한 화면에 산수와 관음응신장면을 안정된 구도로 배치해 뛰어난 공간감각을 느끼게 하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거는 불화’라는 의미를 지닌 掛佛은 큰 규모의 야외의식을 위해 조성된 의식용 불화로 길이가 7~10m에 이른다. 그중 석가불을 중심으로 문수보살·보현보살·사천왕상이 배치되어 있고, 중앙에 석가불이 높다랗게 만들어진 단의 연꽃받침위에 앉아 있으며, 마귀를 물리친다는 의미의 손가락을 모양을 하고 있는 화엄사영산회괘불탱(국보 제301호)이 4명으로부터 추천됐다. 특히 “각 상들이 늘씬하고 균형잡혔으며, 치밀하고 화려한 장식과 색채로 17세기 중반의 불화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됐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추천해주신 분들: 김정희 원광대, 박도화 문화재청, 박은순 덕성여대, 이내옥 부여박물관장, 이원복 광주박물관장, 이태호 명지대, 정병모 경주대, 조선미 성균관대, 한정희 홍익대, 홍선표 이화여대 교수, 이상 총 10명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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