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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빨강
재와 빨강
  • 최승우
  • 승인 2023.01.10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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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혜영 지음 | 창비 | 240쪽

재난 속 낯선 나라에서 혼자가 된 사람
의문의 살인과 사라진 기억, 그리고 엄습하는 위협
절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숨 막히는 전개!

치밀하고 탄탄한 이야기의 작가 편혜영의 첫 장편소설
세련된 문장으로 다시 완성된 빈틈없는 명작

인간의 내면과 일상의 폭력을 강렬한 이미지로 형상하면서도 빈틈없이 치밀한 서사를 직조해내는 작가 편혜영의 기념비적인 첫 장편소설 『재와 빨강』이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으로 출간되었다. 작가는 이번 리마스터판 출간을 위해 거의 모든 문장을 새롭게 고쳐 써서 펴냈는데 이로 인해 작품의 시의성과 현재성이 한층 살아난 것은 물론, 새로운 독자와 이 책의 기존 팬들 모두를 만족시키는 새로움과 완성도를 지니게 되었다.

2010년에 처음 쓰인 『재와 빨강』은 지금 읽어보면 ‘코로나19’를 예언하는 듯한 내용이라 충격과 감탄을 자아낸다. 발열과 기침으로 서서히 퍼져나가는 원인 모를 팬데믹, 격리와 거리 두기를 거치며 사람들 사이에 팽배해지는 불신 등 소설 속 상황은 2020년 이후 전세계에 만연한 현실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편혜영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에 밀도 높은 문장으로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인간성 상실, 소통의 부재로 빚어진 절대고독 등의 상황을 한층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와 빨강』은 묵시록적이고 기괴한 요소들이 다분하면서도 현실적인 공감이라는 주제의식을 긴장감 있고 집요하게 추구했다는 점에서 빼어나게 빚어진 장편의 세계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창비는 출간된 지 10년이 지난 소설 중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작품들을 엄선해 새로이 단장한 ‘리마스터판’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한국문학의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잡은 작품들이 오늘의 젊은 독자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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