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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에서 무덤까지’ 보편적 사회복지…여전히 유효한 이유
‘요람에서 무덤까지’ 보편적 사회복지…여전히 유효한 이유
  • 김재호
  • 승인 2023.01.1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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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버리지 보고서’의 현재 의미
이정우·김윤태·윤홍식 교수 분석

『베버리지 보고서』(이하 보고서)가 나온 지 올해로 81주년이다. 보고서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구호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단순한 소득 보장을 넘어 다양한 욕구를 실현하기 위한 이상을 담았다. 실제로 영국의 아동수당법(1945), 국가보건서비스법(1946), 국민보조법(1948)을 제정하는 기반이 됐다. 보고서는 가정주부와 독립 노동자도 사회보장의 울타리 안으로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

 

왼쪽부터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경제학), 김윤태 고려대 교수(공공정책대학), 윤홍식 인하대 교수(사회복지학과)다. 이들은 경제학·사회학·사회복지학의 관점에서 『베버리지 보고서』의 현재 의미를 분석했다. 

최근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발췌해 번역한 책이 같은 이름으로 출간됐다.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경제학)는 보론 「베버리지의 복지 사상을 읽는다」에서 “‘모두가 돈을 내고, 모두가 혜택을 본다’라는 구호는 누구에게나 쉽게 이해가 되고 호소력 있는 표현이어서 보고서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얻어내는 원동력이 됐다”라고 평했다. 보고서의 핵심은 △완전고용 △사회보험 △아동수당 △국가부조 △국민보건서비스이다. 

김윤태 고려대 교수(공공정책대학)는 「『베버리지 보고서』의 사회개혁과 역사적 의의」에서 사회정의를 강조했다. 보편주의 원칙을 내세운 보고서가 여전히 필요한 이유는 뭘까. 김 교수는 현재 한국사회에 대해 “국민보험의 원칙에 한참 미치지 못할 수준으로 노인과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보험의 사각지대가 광범위하게 남아 있어 보편적 사회보험이라 보기 어렵다”라며 “오늘날 기본소득, 국토보유세, 로봇세가 논의되는 시점에도 여전히 적절한 수준의 임금과 국민보험의 보편주의 원칙이 더욱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윤홍식 인하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우리가 다시 ‘베버리지’를 보아야 하는 이유」를 통해 “소득을 보장해주는 것을 넘어, 보건의료, 교육, 돌봄 등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욕구 또한 사회보장의 범위에 포괄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보고서가 무한정한 소득 보장을 주장하는 건 아니다. 소득 상실을 신속히 끝낼 수 있도록 고용훈련급여 등의 조치가 동반돼야 한다. 모든 피보험자는 동일한 액수의 기여금을 납부해야 하는 것이 의무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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