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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옥루몽』 완역한 김풍기 강원대 교수
인터뷰: 『옥루몽』 완역한 김풍기 강원대 교수
  • 이은혜 기자
  • 승인 2006.06.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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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 ‘대중장편소설’의 진수

김풍기 강원대 교수(고전비평·사진)가 7년의 노고 끝에 19세기 장회소설 ‘옥루몽’(전5권, 그린비)을 완역했다. 이미 1950년대에 김구용에 의해 완역·출간된 바 있지만 이 판본은 현재 전문가들도 전혀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자취를 감췄다.

이후에는 구인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엮어 펴낸 ‘옥루몽’ 등 1/4에서 1/6까지 줄인 평역서들이 주를 이뤘다. 더욱이 이들 가운데는 “오역이 많다”는 비판을 받은 역서들도 꽤 있다.

하지만 옥루몽은 1930년대까지만 해도 가장 널리 읽혔던 “매력 있는” 대중소설이었고, 결말에 이르기까지 긴박감을 늦추지 않고 있어 축약본으로 아쉬웠던 차에, 제대로 된 현대판 완역서를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옥루몽’은 “몽자류 중에서 결정판”이라는 문학사적 가치로 보나, “해방 이전 1백년 동안 대중소설의 꼭대기를 점했다”할 정도의 대중적 가치로 볼 때, 번역물이 많이 나오지 않은 것이 안타까운 책이다. 물론 19세기 소설들이 장편화되는 경향을 띠면서 지루해진 감이 있지만, 옥루몽은 ‘열외’로 취급될 정도로 재밌기도 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 번역의 가장 큰 강점은 젊은 세대도 편하게 읽도록 ‘풀어쓴 번역’이라는 데 있다. 즉 되도록 현대어로 풀어쓰려 했고, 직역을 해야 할 경우엔 주석을 통해 풀이를 해두었다. 또 사자성어는 따로 떼어 부록에 담았다.

김 교수가 말하는 독서 코드는 두 가지다. 첫째, 여주인공이 전면에 내세워진다는 것, 즉 남성의 역할이 거의 없을 정도로 ‘여성소설’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둘째, 전쟁신이 많이 나와 협객소설처럼 재미있지만, 그러나 사살없이 어떻게 전쟁을 치를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겨 있다는 점이다. 그런 가운데 베트남 북부에서 중국전역을 오가는 남녀주인공들의 인연이 흥미롭게 이어진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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