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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자가 매일 집에 온다
낯선 여자가 매일 집에 온다
  • 최승우
  • 승인 2022.12.29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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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이 리코 지음 | 이지수 옮김 | 오르골 | 200쪽

치매 환자 눈으로 바라본 리얼한 일상
“내가 설 자리가 사라졌다!”

저자인 며느리가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입장이 되어 써내려간 ‘치매 환자 1인칭 시점’ 에세이. 주인공(나)이 며느리(너)에게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치매 환자 눈에 비친 세상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망상과 환시, 환청에 시달리는 주인공은 주변에 온통 나쁜 사람들뿐이라 괴롭다. ‘나’의 부엌을 빼앗은 요양보호사, 로봇으로 변해 바람을 피우는 남편, 거짓말쟁이 의사, 내 말을 믿어주지 않는 며느리 등. 이처럼 자신의 병을 부정하던 주인공이 차츰 변화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 블랙 코미디처럼 펼쳐진다.

이 책은 치매 환자의 고독과 불안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동시에, 다정했던 부모님 모습을 떠올리며 다시 함께 걸어갈 힘을 전해준다. “치매에 걸리면 어떤 일이 생길까”라는 막연한 두려움과 “치매 환자와 어떻게 지낼 것인가”라는 고민에 답하는 책. 아울러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체계화된 지역포괄케어 시스템에 대해서도 살펴볼 기회를 제공한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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