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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칼럼]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
[원로칼럼]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
  • 교수신문
  • 승인 2001.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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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24 17:18:32
부산은 한국에서 수질이 가장 나쁜 낙동강 원수로 인해 식수문제에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낙동강은 중상류에 수많은 각종 공업단지와 대도시들이 산재해 있고, 겨울의 갈수기와 갈수가 심한 해에는 수량이 부족하다. 때문에 중·상류에서 배출되는 각종 폐수를 아무리 철저하게 처리한다 해도 희석수의 절대량 부족으로 식수로 쓸 좋은 원수확보가 불가능하다.

라인강은 주변에 각 나라의 수많은 산업체와 도시들이 산재해 있어도, 큰 배들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수량이 풍부할 뿐 아니라 배수처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희석 효과에 의해 양질의 원수가 되고 있다. 그러므로 낙동강 상류에도 서울의 한강처럼 많은 댐들이 설치되면 강의 수량이 풍부해져서, 라인강처럼 부산의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각 지역의 이기적인 지역정서와 강한 정치적 이해 관계로 이런 시설의 설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부산의 식수 해결을 위해서 기존 댐들 중에서 합천댐과 남강댐의 방류수 중 일부을 부산의 정수장에 직접 관망으로 유인해, 낙동강 원수와 혼합해 사용하면, 현재보다 훨씬 양호한 식수를 생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더 양질의 식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혼합되는 강의 수질도 더욱 더 양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광역상수도 도입과 낙동강 수질 개선을 병행해야만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광역 상수도를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런 방법이 강물의 희석수량을 줄여 강의 오염농도를 증가시키고, 정부의 낙동강 살리기에 대한 관심을 낮춰 강을 죽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댐물의 이용으로 강의 수량부족에 따른 오염변화량은 조사결과 별로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아까운 양질의 원수를 바다에 버리지 않고 1백% 식수로 이용할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산 4백만 인구도 건강을 위해 양질의 식수를 마실 권리가 있다는 점이다.

현재 부산·경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은 벌써부터 광역 상수도를 이용하고 있다. 필자도 환경부에 광역상수도 설치의 필요성을 강력히 건의한 적이 있으며 실제로 정부에서도 광역상수도 설치를 시도했지만, 합천 주민들과 부산의 환경단체와 일부 교수들의 반대로 무산돼 버렸다. 그러나 그 당시에 부산 시민들이 단결해 합천 주민들에게 상응하는 보상문제를 제시하고, 정부와 부산의 관련 공무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추진했더라면 식수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잡았을 것인데,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 너무나 아쉬운 일로 생각된다.
환경단체들이 환경보전에 큰 기여를 하기도 했지만 그들의 주장들이 모두 옳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일부 여론에만 휘둘릴 것이 아니라 정확한 여론과 전문가의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올바르게 판단하고 국민과 국가이익에 부합되면 강력하게 추진해 역사적 심판에 맡길 줄 아는 정치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언제 우리도 선진국처럼 합리적이고 공정한 정치가 구현될지 답답하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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