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3:05 (수)
확률과 귀납논리
확률과 귀납논리
  • 최승우
  • 승인 2022.12.22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언 해킹 지음 | 박일호·이일권 옮김 | 서광사 | 500쪽

이 책은 이언 해킹(Ian Hacking)의 An Introduction to Probability and Inductive Logic을 완역한 것으로 확률, 합리적 결정, 베이즈주의, 가설 검정법 등을 다루는 본격적인 귀납논리학 교재이다. 전문적인 통계학이나 사회과학 방법론을 다루는 교재를 제외한다면, 그동안 국내에 소개된 귀납논리학 교재는 그리 많지 않았다.

연역논리학과 비판적 사고를 다루는 교재의 수와 다양성과 비교해볼 때, 귀납논리학 교재의 빈약함은 의아할 정도이다. 브라이언 스킴스(Brian Skyrms)의 Choice and Chance가 『귀납논리학: 선택과 승률』이라는 제목으로, 로날드 기어리(Ronald Giere) 등이 Understanding Scientific Reasoning가 『과학적 추론의 이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것이 눈에 띌 뿐이다. 이런 점에서 새로운 귀납논리학 교재의 출판은 그 자체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국내 귀납논리학 교재가 부족하다는 것이 이 책을 번역 출판해야 하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과학적 맥락에서, 혹은 일상적 맥락에서 우리는 꽤 많은 귀납 추론을 하며 살아간다. 수많은 여론조사와 통계적 추론이 우리 주변에 넘쳐나며, 머신 러닝이나 빅 데이터와 같은 첨단 기술들은 귀납 추론의 기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설계된다.

하지만, 기존 귀납논리학 교재들이 이런 상황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이런 점에서, 경제학 등에서 응용되는 ‘결정 이론’, 사회과학과 전염병학에서 핵심적 지위를 차지하는 ‘통계적 추론’, 데이터 과학의 개념적 토대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 ‘베이즈주의’ 등을 다룬다는 점은 이 책이 다른 귀납논리학 교재들과 비교되는 놀라운 성취라고 할 수 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