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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입장 vs. 옹호적 입장
비판적 입장 vs. 옹호적 입장
  • 조희연, 손혁재
  • 승인 2006.05.30 0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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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쟁점: 노무현을 떠난 사람들

포스트-참여정부 고민해야 할 시간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
현재 참여정부는 수습할 수 없는 상황에 와 있다. 나는 지금 참여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보지 않고 ‘포스트 참여정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우선은 통치의 미덕이 없다. 참여정부가 집권 초기 유지했던 기득권과의 비타협적 지향이 현재 관료 집단을 통제하지 못한 상황에서 거대한 국가 기구의 섬처럼 떠 있는 양상을 보인다. 통치집단이라기 보다는 거대한 국가기구 사이에 왜소한 청와대의 일군으로 보인다. 저항의 미덕 못지않게 통치의 미덕도 있는데, 조·중·동 등 보수언론에 스타일이나 원숙하지 못함이 희화화되면서 통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동시에 노동자나 민중의 아픔을 함께하지 못했다. 사실 참여정부가 부정부패 해소 등 정치적 개혁에 있어서는 일정 부분 기여가 있다. 하지만 이 정치적 개혁이 사회경제적 개혁으로 전화됐어야 하는데, 부패는 축소됐지만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어느 노동자가 참여정부를 지지하겠는가.


또한 노무현 정부가 친미적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했음도 문제다. 초기에는 비타협적 태도를 취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박정희 시대의 친미적 패러다임을 변형적으로 선택했다. 그 변형 선택의 하나는 대미의존적 수출주도형 시장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수출 주도형 산업화 모델은 박정희 시대 친미 패러다임의 한 축인데 한미FTA 체결을 선택하고 이를 추진하는 방식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두 번째 측면은 한미 동맹 구조다. 한미 군사 동맹 모델이라는 것이 박정희 시대에 친미 패러다임의 또 다른 축이다. 평택 기지 사건에서 드러나듯 미국 측에서 내건 ‘전략적 유연성’을 수용하는 방식을 보면 군사적 측면에서 친미적 패러다임을 결과적으로 재수용했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는 참여정부만의 무능이라기보다는 진보진영 전체의 무능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진보 진영에서도 단일정책지향을 극복하고 복합 정책 지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분권형 거버넌스 확립, 부정부패 많이 해소



▲손혁재 경기대 교수 ©
참여정부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비판적지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참여정부가 개혁을 안 한 건 아니다. 개혁에도 혼자 추진할 수 있는 것이 있고, 국회 내에서 여야가 함께 추진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노무현 정부가 결정해서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이 추진했다. 부동산 문제도 기득권 세력의 비판과 저항 속에서도 지속성을 보이면서 추진하고 있고, 권력 행사 과정에서 검찰 등 4대 권력기관과의 행정 분리를 선언하고 실천한 것도 국정 운영 거버넌스를 확립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외국의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평가는 향상됐다. 프리덤하우스에서 내 놓은 ‘세계민주주의’에서도 한국이 1.5 등급을 받았는데, 이는 한국 민주주의의 선진화를 의미하고 노 정권이 일군 ‘정치과정의 민주화’가 작용한 것이다. 부정부패도 많이 해소됐고 현재의 선거 진행 양상을 보더라도 많이 깨끗해졌다. 


노무현 정부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비판 세력의 비판은 과하다. 다만 야당의 지지를 받아서 해야 하는 개혁들은 많이 좌절됐다. 탄핵 이후 여대야소 상황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역량의 한계는 비판받아야 하지만, 소위 ‘개혁 대상’들의 반대와 거부가 너무 컸다. 할 수 없었던 것이지 하지 않았다거나 반개혁적으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를 비판할 때 ‘성숙하지 못하다’ ‘불안하다’ ‘무능하다’같은 형용사들을 사용해서 비판하는데 실제적인 것들을 가지고 비판했으면 한다. 경기 지표도 크게 나쁘지 않다.


다만 신자유주의로 인한 양극화 진전을 막지 못한 측면에 대해서는 책임질 부분이 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는 노무현대통령만의 책임은 아니다. 김영삼 정부가 세계화를 외치고 김대중 정부에서 아이엠에프라는 상황을 극복하는 일련의 상황에서 강화되어 온 것이다. 현재의 양극화에 관한 책임 100%를 노 정권에 묻는 것은 비합리적이며, 무조건적인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정치적 무기력 상황을 장기 지속시킨다는 부작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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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 2006-05-31 18:24:58
노무현을 떠난 사람들이라는 제목자체가 거슬린다. 이 기사를 쓴 목적이 무엇인가? 정치를 술안주거리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쉽게 관전평을 할 수 있다.

한마디 2006-05-30 18:44:34
교수님 발언이 아주 객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글은 조중동에서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