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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일록
하와일록
  • 최승우
  • 승인 2022.12.0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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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식 외 5인 지음 | 은행나무 | 348쪽

한 사람의 유학자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안동 사대부 집안이 자재 류의목의 일기를 통해
유학을 내면화하고 선비의 정신세계를 정립하는 과정을 살펴보다

오랜 시간 민간에서 소장해온 일기와 편지 등의 사료를 발굴?번역해온 한국국학진흥원 연구사업팀이 한 해 동안 연구한 결과를 단행본으로 묶어 출간하는 ‘국학자료 심층연구 총서’ 제21권 『하와일록』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철학, 사학, 문학 등 관련 전문가를 초빙하여 꾸린 공동연구팀이 안동 하회 지방에 살았던 사대부 풍산류씨 가문의 류의목이 소년 시절에 작성한 일기를 분석하여 조선 사대부 집안의 소년이 어떻게 한 사람의 어엿한 유학자이자 선비로 성장하는지를 다방면으로 연구한 결과물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남긴 일기 자료는 여럿 남아 있으나 청소년 시기에 쓰인 일기는 극히 드물어 관직에 오르거나 향촌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확립한 선비들의 기록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청소년의 성장 과정과 내면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다.

류의목은 서애 류성룡의 형인 겸암 류운룡의 후손으로, 안동 하회 지방 사대부이다. 『하와일록』은 류의목이 12세부터 18세까지 약 6년간 작성한 일기로, 일상생활의 면면부터 유학을 공부하며 읽었던 책들의 목록과 감상, 관혼상제를 치르거나 집안 대소사에 참여한 경험, 아버지를 잃은 슬픔, 지역의 동향이나 중앙정부의 정세에 관한 논평, 할아버지와 함께한 시간에 관한 기록과 감회까지 류의목이 성장하면서 경험한 다양한 사건과 개인적 소회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단순히 경전을 읽어 학문을 익히는 것을 넘어 유교적 의례를 치르고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맡는 등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한 사람의 유학자가 탄생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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