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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 자유, 또 유린당하는가
학문 자유, 또 유린당하는가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6.05.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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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 교수 4년 구형…선고공판 26일

검찰은 지난 1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고무·찬양)로 불구속 기소된 강정구 동국대 교수(사회학)에게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언론매체에 글을 게재해 이념논쟁을 일으켜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학계는 학문·사상의 자유에 속하는 문제가 사법처리로 이어지는 것은 시대착오적 행태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주보돈 경북대 교수(사학과)는 “강 교수의 주장도 무리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학자의 연구 결과물에 대해 검찰이 국가보안법의 굴레를 씌워 실형 구형을 내린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논박할 가치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사회의 이해’ 집필과 관련, 지난 해 대법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는 정진상 경상대 교수(사회학)는 “검찰은 여전히 예전 논리를 펴고 있다”면서 “법원은 이전과 달리 국가권력에 대해 상당한 자율을 갖고 있고, 학자가 글을 통해 자기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는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은 검찰과 다르게 나올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 사건의 선고 공판은 오는 2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526호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법부의 어떤 결정이 내려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동국대 졸업 동문들이 학교 당국의 강 교수 직위해제 결정에 항의하는 뜻으로 ‘졸업장 반납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강 교수는 오는 17일 ‘나의 삶, 나의 학문’을 주제로 스승의 날 기념 강연을 가질 예정이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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