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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 교육부가 해결 나서야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 교육부가 해결 나서야
  • 교수신문
  • 승인 2022.11.25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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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논평

대학의 교원은 전임교원과 비전임교원으로 구분되는데, 전임교원은 다시 정년트랙 전임교원과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나뉜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은 정년트랙 전임교원과 같은 전임교원이지만, 정년트랙 전임교원과는 임용·승진 기준이 다르며, 임금이나 근무 환경 등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다. 이러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이라는 새로운 전임교원 유형이 등장하면서 대학 내 전임교원도 ‘비정규직’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심화시키기 시작했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은 2003년 연세대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교육부의 ‘특수 학문에 대한 교원 확보 또는 현장성 강화라는 이름으로 일정 기간을 필요로 하는 곳’에 대학의 학문을 개방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것이다. 그 이후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을 도입하는 대학이 점차 늘어나면서 계약기간 제한이 있는 재임용에 대한 문제가 드러나게 되었고 법정 공방 끝에 2012년 대법원에서 ‘계약기간 제한으로 재임용 심의 절차 없이 당연퇴직하는 비정년트랙 교수는 전임이라고 할 수 없다’라는 판결에 따라 현재와 같이 2~4년마다 재임용 심의 절차를 거쳐 계속 재임용하고 있다. 

전국교수노동조합(위원장 김일규 강원대)은 지난 20일 서울역 광장에서 ‘대학균형발전과 비정년 전임교수 차별 철폐를 위한 결의 대회’를 열었다. 교수노조는 결의 대회 이후, 서울역에서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으로 가두 행진도 했다. 이들은 “정부는 지역균형 대학발전과 미래지향 대학정책을 제시하라”며 “정부가 만든 비정년 교원은 정부가 책임지고 차별을 없애라”고 촉구했다. 사진=교수노조

낮은 임금으로 ‘전임교원 확보율’ 유지 악용

한편, 교육부는 2016년 고등교육법 제14조 2항 개정을 통해 ‘교원은 학생을 교육·지도하고 학문을 연구하되, 필요한 경우 학칙 또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교육·지도, 학문연구 또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6호에 따른 산학연협력만을 전담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결과적으로 특수 학문 분야에 대한 교원 확보와 현장성 강화라는 본래의 취지와 다르게 대부분 사립대학이 기형적인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을 양산하는 문제의 시작이 되었다. 

특히 교육부가 대학평가에서 전임교원 확보율에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을 인정하면서 이 직군의 실용적 가치는 대다수 사립대학의 옹졸한 재정문제 해결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즉, ‘특수 학문에 대한 교원 확보와 현장성 강화’의 목적으로 채용이 이루어지기보다는 낮은 임금으로 전임교원 확보율에 유용하도록 이 제도가 악용되어왔다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에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비율이 수도권 대학은 평균 15.12%, 비수도권 대학은 20.4% 수준으로 나타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올해 전국교수노동조합에서 실시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실태조사를 보면,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재임용 시 임금 인상이 되지 않는 학교가 무려 46.7%였다. 이는 대부분 임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정년트랙 전임교원과의 임금 격차는 더욱더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례로 2021년 12월 1일자 <교수신문>의 인터뷰를 보면, 2011년 임용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당시 초봉 실수령액을 11년 후인 2021년 연봉 실수령액과 비교해보니 7만 8천 원밖에 인상되지 않았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재임용 시 전혀 임금이 인상되지 않아 매번 재임용이 되어도 초임 교수와 같은 연봉제를 적용받고 있어서 경력이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토로하였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이 차별 받고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  

비정년트랙, 복지·의사결정권 등 ‘신분상 차별’ 

과연 이뿐일까.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은 ‘전임교원’임에도 불구하고 교수회의 참여 및 의사 결정권은 보장되지 않으며, 정년트랙 전임교원에 의한 위계적 강의 배정, 정년트랙 전임교원과 차별되는 복지제도 및 연구지원 부재 등 법으로 보장되는 교원의 대우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2년 2월 국가인권위원회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에 대한 ‘신분상의 차별’에 대하여 일부 시정을 권고하였다. 특히, 교수회의 등에서 비정년트랙 교수의 참여 및 의사 결정권을 배제하거나 제한한 것과 정년트랙 교수에게 지급되는 가족수당, 자녀 학비 보조수당, 후생 복지비 및 성과상여금 등을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개정을 권고한 것은 이들의 신분상 차별에 대한 문제를 국가기관이 이제야 조금씩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결정은 앞으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를 어떤 방향으로 운영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도입 취지와 다르게 악용…차별 금지를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는 이제 특수 학문에 대한 교원 확보와 현장성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전임교원으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저임금과 고용불안만을 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도 엄연히 전임교원이며, 법적으로도 교원으로 규정되어 있다.

교육부는 더 이상 현재의 문제를 사립대학이 자율적으로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두면 안 된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의 문제는 이제 교육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그 첫 번째 방안은 교육부가 본 취지와는 다르게 악용되어 교원의 지위와 신분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다. 만약 당장 폐지가 어렵다면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이들의 고용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 조치에 나서야 한다. 

교육의 질은 교수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 대학에서 효과적이고 질적으로 수준 높은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교수가 지속해서 구조적 불평등과 차별, 불안전한 지위를 경험하고 있다면, 교육의 질은 저하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며 대학의 발전과 국가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하였다. 교육부 홈페이지에는 ‘국민과 함께 만드는 교육, 자율 속에서 성장하는 인재’라는 새 교육부의 교육 방향을 내세우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실행하는지 우리는 지켜볼 것이며, 부디 대학 사회의 비판적인 목소리에도 충분히 귀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 

이 글은 전국교수노동조합이 지난 21일 발표한 ‘교수논평’을 재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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