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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존재하는지 궁금한가?…철학·신학·과학의 웅대한 서사시
‘신’이 존재하는지 궁금한가?…철학·신학·과학의 웅대한 서사시
  • 김재호
  • 승인 2022.11.21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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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신: 인문학으로 읽는 하나님과 서양문명 이야기』 김용규 지음 | IVP | 932쪽

기독교의 신으로부터 시작하는 서양문명!

신의 정체와 서양문명의 핵심을 밝히는 『신』. 2010년에 출간된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을 다시 쓴다는 마음으로 고치고 확장한 개정증보판이다. 곳곳에 설명과 화보를 이전보다 더 풍성하게 넣어 보완했고, 욥의 이야기를 매개로 살펴본 하나님의 섭리와 그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 관한 내용을 새로 담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저자는 서양문명의 심층을 ‘신’이라는 코드로 풀어낸다. 어느 문명에서든 신은 종교 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종교 밖으로 나가 종교 아닌 것들 속으로 스며들어 간다. 세속적인 것, 일상적인 것, 문화적인 것 안으로 과감히 침투해 들어가 문화와 문명의 심층을 이루는데, 서양문명이 특히 그렇다.

서양문명을 빚어내고 2,000여 년간 그 근간을 이루어 온 것이 다름 아닌 기독교의 신, 하나님이므로 저자는 그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서양문명을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길이자, 우리가 삶에서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독교의 신, 하나님이 서양문명에 어떻게, 또 얼마나 깊숙이 침투해 있는지 파악하고, 성서와 기독교 신학을 집단 내부의 언어가 아니라 인문학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하는 전범을 제시하며, 성서해석학과 기독교 신학의 근간이자 중추인 기독교적 사유 방식을 보여 준다.

 

서양문명 근간에 새겨진 신의 흔적을 따라가며 표류하는 인류의 오늘과 내일을 탐색하다!

서양문명의 심층에 자리한 기독교의 신에 대한 방대하고도 치밀한 지적 탐사를 통해 신학과 철학과 과학을 조화시킬 뿐 아니라, 문화ㆍ역사ㆍ미술ㆍ음악을 넘나들며 인문학적으로 성서와 기독교를 이해하는 전범을 제시하고, 기독교적 사유의 본질을 규명하는 한 편의 대서사시.

신의 정체와 서양문명의 핵심을 밝히는 이 기획은 현실과 역사에 대한 피상적 이해에서 나온 우리 시대의 문제들을 풀어 나갈 실천적 지혜, 곧 인간의 참된 본성을 숙고하고 미래를 모색할 든든한 디딤돌을 제공할 것이다.

 

2,000년 서양문명사의 가장 위대한 이야기,
인류의 ‘가장 오래된 미래’를 탐험하다!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과 깊이 있는 성찰을 바탕으로, 무엇보다 대중과의 소통을 향한 고민과 노력으로 다양한 대중 철학서와 인문 교양서를 집필해 온 철학자 김용규가 이번에는 서양문명의 심층을 ‘신’이라는 코드로 풀어낸다. 서양문명을 빚어내고 2,000여 년간 그 근간을 이루어 온 것이 다름 아닌 기독교의 신, 하나님이므로, 저자는 그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서양문명을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길이자, 우리가 삶에서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고 단언한다.

이 책은 지난 2010년 출간되어 “한국어로 쓴 인문학의 한 성취”라는 찬사와 주목을 받았던 작품을 “다시 쓴다는 마음으로 고치고 확장한 개정증보판이다. 곳곳에 설명과 화보를 이전보다 더 풍성하게 넣어서 보완했고, 욥의 이야기를 매개로 살펴본 하나님의 섭리와 그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 관한 4부 8장은 새로 써넣었다.” 그럼으로써 서양문명의 근간인 기독교의 하나님에 대한 좀더 다층적ㆍ심층적인 논의가 가능해졌다.

 

김용규 저자의 서술은 마치 독자와 대화하는 듯하다. 쉽고 간결한 설명이 돋보인다. 사진=픽사베이

‘호모 데우스’의 시대, 왜 다시 신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인간이 신이 되고자 하는 ‘호모 데우스’의 시대다. 인류의 ‘진화’, 과학ㆍ기술과 문명의 발달로 어쩌면 신이 더 이상 불필요해 보이기까지 하는 지금, 우리는 왜 다시 신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신은 전근대적이고 시대에 뒤처진, 특정 종교인만을 위한 주제가 아닌가? 그러나 저자는 신을 꿈꾸는 탈근대의 인류가 진정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고 있는지 묻는다. 저자가 “세계화의 거센 물결을 타고…서양문명이 우리에게 떠넘긴 심각한 문제들”이라고 진단하는 “가치의 몰락, 의미의 상실, 물질주의, 냉소주의, 허무주의, 테러와 전쟁으로 치닫는 문명의 충돌” 등은 부인할 수 없게 인간의 삶 구석구석을 잠식하고 있다. 또한 지그문트 바우만이 “세계화가 낳은 인류의 단일화란 근본적으로 달아날 곳이 아무 데도 없다는 뜻”이라고 갈파했듯, 우리는 예측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는 자연적ㆍ사회적 재난들이 삽시에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는 시대를 산다.

과거는 오늘의 인류가 발 딛고 서 있는 지반이다.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오늘날, 우리는 피상적 문제 해결을 넘어 문제에 맞닥뜨린 우리 자신이 진정 누구인가에 대해 질문해 보아야 한다. 개인적ㆍ일상적ㆍ세속적ㆍ상대적인 것들(‘작은 이야기’)에 몰두하느라 놓쳐 버린 과거의 ‘큰 이야기’, 곧 신과 영웅, 자기희생과 헌신, 이성과 주체, 사회적 진보와 혁명 등을 함께 되새겨야 한다. “작은 이야기 없는 큰 이야기는 공허하며 큰 이야기 없는 작은 이야기는 맹목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바로 이 이야기를 서양문명의 “급수펌프이자 정수원”인 기독교의 신으로부터 시작한다.

 

신을 중심으로 서양의 신학ㆍ철학ㆍ문학ㆍ예술ㆍ과학을 아우르는 한 편의 대서사시

“우리는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 관하여(1부), 창조주와 피조물의 속성에 관하여(2부), 창조의 의미와 목적에 관하여(3부), 섭리로 나타나는 하나님의 인격성과 그에 대한 인간의 태도에 관하여(4부), 하나님의 유일성과 인간의 연대성에 관하여(5부) 이야기할 것이다. 도중에 하나님의 이름이 대변하는 소중한 가치들에 대해서, 열정과 신앙으로 그 가치들을 지켜 온 사람들에 대해서, 개인의 삶과 세계의 역사가 가진 의미에 대해서, 무신론을 주장하는 과학자들과 그들의 이론에 대해서, 서로 상반ㆍ대립하는 지식들의 종합에 대해서, 충돌하는 문명들의 화해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사이사이에는 우리가 함께 나누는 이야기들과 연관된 시, 소설, 회화, 조각, 음악, 역사, 과학, 철학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다”(‘들어가는 글’ 중에서).

저자는 신에 대한 탐구를 ‘하나님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하나님은 존재다’, ‘하나님은 창조주다’, ‘하나님은 인격적이다’, ‘하나님은 유일자다’라는 네 개의 명제로 풀어 나간다. 철학, 문학, 예술, 과학까지 폭넓은 범위를 아우르는 동안 하나님의 존재증명, 창조의 목적과 방법 문제, 창조론과 진화론 사이의 대립과 균형, 하나님의 예정과 섭리, 하나님의 인격성과 하나님의 부재, 인간의 정의와 하나님의 공의, 질병이나 자연 재해 같은 자연 악에 대한 해석, 하나님의 유일성과 삼위일체, 구약의 하나님과 신약의 하나님의 조화, 기독교의 배타성 등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신학의 주요 주제와 논점이 제시되고 규명된다. 이를 통해 기독교의 신, 하나님이 서양문명에 어떻게, 또 얼마나 깊숙이 침투해 있는지 파악하고, 성서와 기독교 신학을 집단 내부의 언어가 아니라 인문학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하는 전범을 제시하며, 성서해석학과 기독교 신학의 근간이자 중추인 ‘기독교적 사유 방식’을 보여 준다.

신에 대한 탐구를 통해 인간 자신의 참된 자화상에 도달하다

이 모든 탐구 과정에서 저자는 시종 ‘이중적 논법’과 ‘양립주의’라는 사유 방법을 채택한다. 기독교와 이에 기초한 서양문명이 서로 상반되는 헬레니즘(그리스 철학)과 헤브라이즘(히브리 종교)의 위대한 종합으로 탄생했듯이, 이중적 논법과 양립주의는 “우리의 이성이 가진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생각의 지평을 확장하고 내용을 심화하여 우리의 정신을 새로운 사유의 세계로 안내”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신앙을 전제하지 않는 것은 오만이며, 이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태만”이라는 안셀무스적 태도로, 이러한 태도를 견지함으로써 저자는 학문과 종교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려 한다. 또한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그것을 향해 스스로 변화하게 하는 것’을 본분으로 삼은 인문학자답게, 저자는 이러한 논의를 학문적 차원에서 멈추지 않고 ‘이것이 우리 인간의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를 끈질기게 묻는다. 결국 저자를 따라 신에 대한 담론을 파헤치다 보면 종착점은 다시 인간이다. “서양문명의 뿌리에서부터 근현대까지 통틀어 톺아보는 이 거대한 서사의 여정에서 결국 우리는 인간 자신의 참된 자화상에 도달한다”라는 이어령 선생의 추천사처럼 말이다.

이 책은 독일 유학 시절부터 시작된 저자의 오랜 공부와 고민의 결실이자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에 해답의 실마리를 제시하고자 하는 애정 어린 노력인 동시에, 배타성과 폭력성 등 ‘반기독교적 유산’을 따끔하게 지적하며 기독교의 회복을 촉구하는 예언자적 외침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고상한 전문용어로 선포하는 일방적 글쓰기가 아닌, 질문과 반론을 허용하는 친근하고 생동하는 일상용어로 쓰였다는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신』에 이어 순차적으로 출간될 『그리스도』(가제)와 『성령』(가제)에서도 인문학과 신학의 종합이 빚어내는 환상의 하모니는 물론이고, 독자들을 풍성하게 차려진 환담(디아트리베)의 자리로 초청하는 저자의 장기를 유감없이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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