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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광 가속기 X선 전문가…연구 위해 기업에서 대학으로
방사광 가속기 X선 전문가…연구 위해 기업에서 대학으로
  • 김재호
  • 승인 2022.11.25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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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학기술인 이야기 ⑱ 김효정 부산대 교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이 시대 여성과학인 소개 캠페인 ‘She Did it’을 펼치고 있다. <교수신문>은 여성과학기술인이 본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경력 성장을 하기 위한 다양한 이야기를 공동으로 소개한다. 여성과학기술인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생생한 목소리가 교수사회에 전달되길 기대한다. 열여덟 번째는 김효정 부산대 교수다.

 

유-무기 하이브드리 태양전지 분야 연구
빌딩일체형 개발되면 건물에서 전력 생산

김효정 부산대 교수(유기소재시스템공학과)는 신소재를 발굴하는 과학자이다. 방사광 가속기 X선을 이용한 구조를 연구하며, 최근에는 유기태양전지와 유-무기 하이브드리 태양전지 즉,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쪽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김 교수는 꾸준한 연구 활동과 성과로 한국진공학회 학술지의 세부 학술 분과 분야에서 탁월한 학술·기술 업적을 이룬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2020성원에드워드학술상’, 매년 산·학·연·공공 및 지원 분야에서 우수한 가치를 인정받은 여성공학인에게 주는 ‘2018 여성공학인대상(교육부문)’을 수상했다.

 

김효정 부산대 교수(유기소재시스템공학과)는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포스텍에서 물리학 전공으로 석사학위,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신소재공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재료공학과 계약조교수를 지냈다. 사진=WISET

​“학창시절 입시 공부를 싫어해서 학교 수업이 그다지 재밌지 않았다. 그런데, 물리는 다른 과목에 비해서 재미있었다. 자연과 우주의 원리를 공부한다는 점에서 커다란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대학에 진학할 때 물리를 선택했다.” 김 교수의 전공은 재료공학이다. 재료공학은 새롭게 부상하는 재료를 주로 연구한다. 광주과학기술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김 교수는 LG화학기술연구원, 삼성전기중앙연구소에서 일했다. X선을 이용한 재료·제품 분석이 주 업무였다. LG화학기술연구원에 있을 때는 배터리 관련 물질이나 재료를 주로 분석했고, 삼성전기중앙연구소에서는 LED 관련 재료 및 제품을 분석했다. 그런데 김 교수는 연구를 좀 더 해 보고 싶었다. 박사후연구원 연구 기간에도 뚜렷한 연구결과가 없었고, 회사에서는 연구와 더욱 멀어졌기 때문에 연구에 대한 욕심이 커진 것이다. 

김 교수는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 차세대 태양전지 연구를 하고 있다. 김 교수의 전문 분야는 유기재료 중 유기 전자재료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유기재료 혹은 플라스틱 재료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 그런데, 일부 유기재료는 전기적 특성을 나타낸다”라며 “이러한 전기적 특성은 재료를 구성하고 있는 분자 구조, 특히 분자의 적층구조에 따라 전기적 특성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유기분자의 적층구조를 제어하고 이를 통해 전기적 특성, 광학적 특성을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현재 주 연구 분야는 ‘유-무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관련된 일”이라며 “이는 차세대 태양전지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시스템인데, 높은 단일셀 효율을 나타내는 있고 상용화에 아주 근접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유-무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구조와 소자 특성과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는데, 특히 장기 내구성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연구분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기존의 무기물 계열 태양전지와 차별점이라면 반투명 태양전지가 가능해서 유리창문 등 건물 일체형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빌딩일체형으로 개발이 되면 일반건물 외벽 및 창문에 태양전지가 장착되어 필요한 전력을 건물 자체에서 만들어내는 환경이 될 것이다.”

 

공과대 223명 교수 중 여자는 7명

​김 교수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WISET에서 지원한 Re-WeSET 사업의 부산대학교 사업단장이었다. 김 교수는 2016년에는 지역인재육성멘토상을 받았다. 이런 활동 결과로 2018 여성공학인대상을 받았다. 김 교수에 따르면, 부산대 공과대학은 총 223명의 교수 중에 여자교수는 아직도 7명뿐이다. 김 교수가 2013년에 임용됐을 때, 공과대에서 두 번째 여교수였다.

​김 교수는 “연구를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때는 부산대에 임용된 후, 학생들과 연구한 결과를 낸 첫 번째 논문이 발간되었을 때였다”라며 “실험실 장비도 다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우연히 재밌는 현상을 발견했고, 그것을 1년 여간 연구해서 좋은 결과를 냈다”라고 밝혔다. 그는 “뭐든 끝날 때까지 포기를 잘 안 한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면이 연구를 하는데 있어서는 큰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손으로 직접 만지고 설계하고 실험하는 일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이공학계 일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김 교수는 “이론을 할 사람이 아니면 대부분 직접 몸을 움직여서 뭔가를 해야만 결과를 얻을 수 있다”라며 “이런 일들을 재미있다고 느끼는 학생들은 이공계가 잘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여성과학기술인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에서 다양성이 인정되고 존중한다”라며 “그래야 지금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고, 또 다른 분야의 사람들도 이공계에서 활동이 가능하다. 네트워크를 만들고 협력한다면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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