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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실무강좌 개설 확대가 능사 아니다”
“현장실무강좌 개설 확대가 능사 아니다”
  • 이민선 기자
  • 승인 2006.05.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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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주요 대학의 직업기초능력관련 교양교과목 편성 실태 비교연구'

교육중심대학은 반드시 직업 관련 교양과목이 많아야 하는가. ‘사회적 요구’를 적절히 반영하면서도 보편적 지적 능력을 높인다는 대학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는 없는가. 이러한 의문에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은화 부산대 교수학습지원센터 전임연구원이 아시아교육연구 7권 1호에 발표한 ‘한·미 주요 대학의 직업기초능력관련 교양교과목 편성 실태에 관한 비교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교육중심대학은 연구중심대학보다 직업 관련 강좌 개설 비율이 높았지만, 미국 대학에서는 정반대로 교육중심대학에서의 직업관련 강좌 개설 비율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대상이 된 대학은 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부산대(이상 연구중심대학)·동국대·한동대(이상 교육중심대학)이었고, 미국의 경우에는 하버드대·프린스턴대(이상 연구중심대학)·다트머스칼리지·윌리엄즈칼리지(이상 교육중심대학) 등이었다.

직업기초능력과 관련된 전체 교과목 수에서 한국의 연구중심대학과 교육중심대학 사이에 뚜렷한 차이는 없었다. 서울대 22과목, 연세대 21과목, 성균관대 36과목, 부산대 22과목, 동국대 21과목, 한동대 23과목이 편성돼 별 차이를 이끌어낼 수 없었다.

하지만 전체 교양 교과목수 대비 비율로 살펴보면 동국대, 한동대 등 교육중심대학의 직업기초능력 교과목 편성이 연구중심대학보다 다소 높았다. 성균관대(19.8%)를 제외하고 연구중심대학의 직업 관련 교양강좌는 비율은 전체 교양과목 수의 10%를 넘지 않았는데, 서울대 4.5%, 연세대 9.4%, 부산대 9.3% 등이었다. 이는 동국대 12.4%, 한동대 24.2%에 비해 낮은 비율이다.

이에 반해 미국 대학들은 한국 대학과는 상이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버드대와 프린스턴대는 직업 관련 강좌가 각각 14개, 12개였지만, 교육중심대학인 다트머스 칼리지와 윌리엄즈 칼리지는 각각 5개와 6개를 개설했다.

전체 교양과목수 대비에서도 하버드대 8.9%, 프린스턴대 2.4%, 다트머스 칼리지 1.9%, 윌리엄즈 칼리지 2.0%로 확인돼, 교육중심대학의 직업기초 능력 관련 교과목 편성이 연구중심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었다.

이 연구원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 교육중심대학은 연구중심대학에 비해 교육과정 개발에 있어서 사회적 요구 반영이 더욱 활발하고, 반면 미국의 대학들은 대학 유형을 떠나 기초적인 지식과 보편적인 지적 능력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 본래의 기능을 꾸준히 유지하는 교육과정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연구결과대로라면 미국의 유명한 교육중심대학인 다트머스 칼리지, 윌리엄즈 칼리지는 한국 대학처럼 현장 실무 중심의 교양 강좌를 개설하지 않았는데 불구하고 미국 기업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는 셈. 이 연구원은 “이들 대학이 전문적인 직업교육보다는 기초교육을 강조함에도 미국기업들이 선호하는 것을 살펴보면서 직업교육과정과 기초교육과정 간의 균형을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라고 털어놨다.

한편, 한국과 미국 대학 모두 직업기초능력 중 일부 요소에만 편중돼 교양과목을 개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대상 대학의 직업 관련 교과목 1백71과목 중 73%가 의사소통능력(48%), 정보활용능력(38%), 기획능력(39%)과 관련이 있었다. 이 연구원은 “사회가 요구하는 인적자원은 직업기초능력의 다양한 하위능력을 고루 갖춘 균형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직업기초능력 관련 교과목 개발에 특정 영역과 요소에 치중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민선 기자 dreame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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