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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사진엽서, 시와 이미지의 문화정치학
일제 사진엽서, 시와 이미지의 문화정치학
  • 최승우
  • 승인 2022.11.17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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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식 지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SKKUP) | 768쪽

일제 사진엽서에 소환된
‘조선적인 것’을 향한
지배와 통치의 문화정치학

사진과 그림 배경에 일본어나 일·선어 병용의 시가, 민요와 노래, 시, 짧은 감상문, 소개문, 대화 등을 더해 대량으로 발행·유통되었던 일제의 조선 대상 사진엽서들을 다룬 연구서. 식민지기에 탄생한 이 특별한 제작물은 제국인의 이국 취향에 맞춰 제공되던 문화상품인 동시에, 일제, 곧 천황의 목소리를 내밀하게 발화하고 전달하는 통치의 매체였다.

특히 반(半)개봉 형식의 소통 수단으로서 감추거나 드러내는 상반된 전략을 적절히 구사하면서 일본과 조선 사이의 ‘우승열패(優勝劣敗)’를 견고히 해나간 미디어기도 하다. 식민권력은 이를 활용해 교감 없는 시선으로 식민지인의 모든 것을 왜곡하거나 극히 작은 요소조차 민족적인 것 전체로 부풀리는 편견과 정형의 사유와 상상력을 발휘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일제 사진엽서들을 관통하며 규율하는 문화정치학의 이념적·미학적 본질과 특성 그리고 방법의 문제를 검토하고 성찰하면서, 그 안에 새겨진 일제의 일그러진 식민주의적 무/의식과 욕망을 분석해나가고 있다. 아울러 식민권력에 의해 소외되었던 ‘조선적인 것’들을 향한 진심어린 호명과 환대 그리고 그 역동적인 생명력의 재발견을 촉구한다. 성균관대학교출판부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스물아홉 번째 책.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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