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아까운데 그만 찍읍시다. 됐지요?” 대상 인물이 이런 말을 내뱉으며 일어나 나가 버리면 좋은 인물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사람을 만나 짧은 순간에 영원히 남을 인물 사진을 찍는 것은 사진가의 몫이다. 공식적으로 사용될 사진이든 비공식적으로 사용될 사진이든 사진가는 대상인물과의 짧은 시간 안에 서로 친숙해져야 한다. 사진가는 촬영에 앞서 대상 인물의 특징과 버릇, 하고 있는 일과 촬영 장소를 미리 알아 둬야 한다. 현장에서 곧바로 대상 인물을 맞닥뜨려서는 좋은 컷을 얻을 수 없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경기도 일산에 1천 병상의 규모를 갖춘 동국대 일산불교병원의 초대 원장으로 있는 이석현 원장(62)은 사진에 조예가 깊다. 그는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하면 잘 드러낼 수 있을까 본인 자신이 잘 알고 있다. 그는 사진가보다도 더 카메라 앞에 서서 환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부드러운 인상을 심어 줄까 고민을 한다. 다리가 불편한 아이 환자를 돌보고 배웅을 하고 나선 이 원장이 외래 대기실에서 잠시 카메라 앞에 섰다.
웃는 모습보다는 카메라를 직시하면서 자신만만하게 버텨선 모습이 더 보기 좋았다. 디지털카메라 캐논 EOS-1 D에 17mm-40mm 렌즈를 부착하고 프래시 불빛을 천장에 반사시켰다.
이 원장은 전국에서 그의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소아 정형외과 어린아이들을 돌봐야 하고 양·한방을 겸한 총 40개과의 진료 과목을 갖춘 병원의 운영을 하는 병원장직도 겸하고 있다.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로 옥스퍼드대에서 소아정형외과 연수를 거처 경희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 고려대 의대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동국대 일산불교병원을 맡고 있다. 대한정형외과회장, 세계소아정형외과학회 회장과 대한스포츠의학회 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