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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택 사총협 회장 “국내 대학끼리 경쟁 아닌 세계대학과 경쟁해야”
정진택 사총협 회장 “국내 대학끼리 경쟁 아닌 세계대학과 경쟁해야”
  • 강일구
  • 승인 2022.11.11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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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40주년 기념세미나 개최
김도연 서울대 명예교수 “테뉴어 제도 개선해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11일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설립 40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총장들은 김도연 서울대 명예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정기총회와 함께 40주년 기념 세미나를 11일 더플라자호텔에서 열었다. 

이날 세미나의 주제는 ‘대학과 자유’였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김도연 서울대 명예교수(전 교육부 장관)는 ‘함께 그려보는 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우리 교육 전체의 문제로는 수능을 지목했고, 대학교육에 한해서는 '대학의 문화'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학교육이 교수(공급자) 중심의 문화에서 학생(수요자) 중심 문화로 바꿔야 한다며 구체적으로는 테뉴어 제도가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미국대학은 교수들에게 테뉴어를 주면서도 보장하지 않는 것이 있다며 해당 항목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교수가 소개한 항목은 로버트 다이아몬드의 『교육리더십 현장 가이드』(Field guide to Academic Leadership)에 수록된 것으로 △교수가 강의실에서 무엇이든 이야기 할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다 △연봉의 감축을 제한하지 않는다 △무슨 주제이건 교수 뜻대로 연구할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다 등의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김도연 서울대 명예교수는 미국 대학들이 교수에게 테뉴어를 주면서도 보장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며 그 내용들에 대해 소개했다

김 교수는 미국 조지아주의 주립대와 공립대가 지난해에 테뉴어 제도를 폐지한 사례도 소개하며 이 같은 시도가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우리나라도 테뉴어 제도를 없애지는 못할지라도 교수를 중심으로 경직된 대학 문화가 변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케이원챔버의 이진우 변호사는 ‘대학의 자치 실현과 자율 생태계 구축’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대학자치 확대를 위해서는 현재의 ‘고등교육법’을 폐지하고 ‘대학자치지원법’을 신설할 것을 주장했다. 사립대의 위기가 본격화 된 상황에서 법의 몇몇 규정을 바꾸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대학 관련 제도의 개선 방향으로는 교육부 고등교육국을 폐지하고 대학지원국이 대학지원과 부처간 조율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용 재산 운용의 유연성 보장과 장비 인력 운용의 네트워크화, 수익사업 모델 수립도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사립대의 경쟁력이 강화되기 위해서는 국책연구소나 기업연구소와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재들이 조건이 좋은 기업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립대의 역량을 지키기 위해서는 대학이 이들과 인적교류를 하며 학위 과정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취리히연방공과대와 바젤대가 이미 기업연구소와 제휴를 통해 학위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단순히 인적교류만이 아니라 대학이 이 과정에서 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구욱 와이즈유 영산대 총장은 세미나에서 ‘지성(nous) 중심의 대학교육으로’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부 총장은 대학은 인공지능이 가질 수 없는 ‘플라톤의 지성’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며, 대학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 대학 고유의 이상과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택 한국사립대학교총장협의회 회장은 "정부는 물론 사회 각 분야의 미래 인재양성을 대학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정진택 한국사립대학교총장협의회 회장(고려대 총장)은 “인재 강국으로 불렸던 우리나라가 인구감소와 고등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산업별 인재 결손이 크다”라면서 “대학은 이제 국내 대학끼리의 경쟁이 아닌 세계대학과의 경쟁으로 목표를 더 높여 설정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물론 사회 각 분야의 미래 인재양성을 대학과 같이 고민하고 활발히 교류하여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강일구 기자 onenin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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